직원별 정상 근무일과 연차 사용일이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게시판에 공개돼있다. 한국GM세종물류 노동조합원 A씨 제공한국GM 하청노동자들이 노조 설립 이후 집단 해고를 통보받았다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노조를 결성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6. 1. 13 '하루아침에 실업자'…한국GM 하청노동자들에겐 새해 없었다 등)
19일 대전CBS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연차 유급휴가 사용 제한과 사실상 강제된 잔업 근무, 임금 체계 문제로 압축된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연차유급휴가는 입사 1년 이상 근로자에게 15개가 주어지며, 2년마다 1개씩 늘어난다. 또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를 보장해야 하며,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만 시기 변경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하청업체인 우진물류는 노동자 동의 없이 연차를 수당으로 정산해 월급에 포함해 지급해 왔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연차 사용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는 사측 판단으로 수년간 연차를 사실상 사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7년 7월 사업장 이름이 '태경테크노'에서 '우진물류'로 변경되면서 근속연수에 따른 연차가 승계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2017년 이후 장기근속 노동자들의 연차가 사라졌고, 근속 연수와 무관하게 1개월 만근 시 1개의 연차가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연차 사용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된 건 지난해 1월이다. 노동자들은 "우진물류가 1월 한 달 동안 연차 사용을 전면 제한했고, 지난해 연차 1개를 이월한 노동자에게만 사용을 허용했다"며 "이에 반발해 연차를 사용한 일부 노동자들이 결근 처리됐다"고도 설명했다.
전 직원 해고 통보서. 한국GM세종물류센터 노동조합 측 제공강제 잔업 분위기도 노조 결성을 앞당겼다. 정규 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지만 이후 2~3시간 잔업이 관행처럼 이어졌다는 것이다. 잔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사유를 반드시 게시판에 공개하도록 했고, 개인별 잔업 일수도 공개돼 사실상 압박이 있었다고 노동자들은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들은 "일용직 파트타임 노동자보다 시급이 낮게 산정되는 등 임금 체계에서도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젊은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4월 노조 결성이 추진됐다. 약 100명이 조합에 참여했고, 같은 해 7월 5일 금속노조와 함께 노동조합이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노조 설립 5개월 만인 지난해 말, 이들은 전원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한국GM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는 A(35)씨는 "연차 사용 제한과 강제 잔업 등 불합리한 처우 때문에 화가 나서 퇴사한 분들도 있다"며 "사측과 친한 일부 노동자들은 연차 사용이나 잔업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에 더욱 불만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현장 감독에 나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14일 사업주인 우진물류 측에 미지급된 금품 정산을 하도록 행정지도에 나섰다.
노동청 관계자는 "임금 및 금품 관련해 (지급하도록) 지도한 상태"리며 "아직 검토 중인 사안으로 정확한 금액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불이행할 경우 이는 노동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진물류 관계자는 대전CBS에 "노동조합과 근로감독관하고 이야기해서 다 정리가 된 부분"이라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청인 한국GM 측은 "하청노동자들의 직접적인 고용주가 아니"라며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는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안을 회사에서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해고 노동자들은 지난 7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