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적잖은 외교 성과를 거뒀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권발 악재와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정 갈등, 고환율 등 경제 불안이 겹치며 외교 성과가 곧바로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이번 주를 '경제주간'으로 정해 민생·경제 행보에 집중하고, 여당과 긴밀히 소통하며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지지율 3주 만에 하락…민생 행보 집중
리얼미터가 지난 12~16일 전국 18세 이상 2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7%포인트(p) 하락한 53.1%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42.2%로 4.4%p 올랐다.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주 후반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며 "정부의 검찰개혁안을 둘러싼 당정 이견 노출과 여권 인사들의 공천헌금 의혹 등 도덕성 논란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중국·일본 순방을 통해 서해 구조물 문제와 '조세이 탄광' 과거사 등 민감한 현안을 공식 의제로 다루며 외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균형외교 기조와 정상 간 신뢰 구축, 경제·안보 협력 확대 등도 긍정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이와 별개로 국내 정치·경제 변수들이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다시 민생·경제에 초점을 맞추며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다. 그는 20일 국무회의를 2시간 30분 넘게 주재하며 외교·안보, 산업, 문화, 지역, 민생 현안을 폭넓게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국무위원들을 향해 "정책을 발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장을 꼼꼼히 점검하고 개선할 부분은 신속히 보완하는 것이 국민 체감 국정의 완성"이라며 "정책이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세밀히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생리대 가격 문제를 지적하며 "아예 위탁 생산해서 무상 공급하는 것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고, 해외 진출 기업의 노동·인권 침해 여부 점검을 관계 부처에 주문하기도 했다.
당정 호흡 부각…신년 기자회견 주목
정무적으로는 당정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19일 여당 지도부 만찬에 이어, 21일에는 원내지도부를 별도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갖는다. 검찰개혁 후속 입법과 공천헌금 논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당내 이견이 이어지는 공소청·중수청 설치법을 두고 '숙의를 통한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여당 내 계파 균열이 드러난 최고위원 보궐선거 이후 이 대통령이 당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당 지도부 만찬에서 정청래 대표에게 "혹시 반명(반이재명)이십니까"라고 농담을 건네며 당정 호흡을 부각하기도 했다.
21일 예정된 신년 기자회견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로 집무실을 옮긴 뒤 처음 여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집권 2년 차 국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실질적인 경제 성장 전략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연초 증시가 코스피 5000선을 향해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경제 메시지가 지지율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22일 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오찬을 가질 계획이다.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4.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