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개막일인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중국 전자제품 회사 TCL의 부스에 AI TV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일본 소니그룹 산하 전자기기 업체 소니가 TV 사업 부문(홈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떼어내 중국 가전기업 TCL과 TV 합작사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회사가 만들어지면 TCL이 일본 소니의 TV 사업 주도권을 쥐게 된다. 글로벌 TV 시장의 선두주자인 한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 대형 가전사의 추격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CL과 소니는 소니의 홈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인수하는 합작 회사 설립 의사를 확인하는 양해각서를 전날 체결했다. 이 합작사의 지분 구조는 TCL 51%, 소니가 49%다. TCL이 주도사가 되는 것이다.
합작사는 TV를 포함한 제품의 개발, 설계부터 제조, 판매, 물류,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할 예정이다. 소니 측은 이와 관련해 "소니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고품질 영상과 음향 기술, 브랜드 가치, 공급망 관리 등 운영 전문성을 활용하는 한편, TCL의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 산업 기반, 비용 효율성, 수직적 공급망 강점을 결합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TCL과 소니의 합작 제품은 '소니'와 '브라비아'(소니의 프리미엄 TV)라는 브랜드를 달고 출시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TCL의 디스플레이에 소니의 이름이 붙을 것이라는 의미다. TCL로서는 프리미엄 TV 시장의 강자로 여겨졌던 소니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하고, 소니로서는 TCL의 원가 경쟁력을 활용해 미래를 도모하는 전략적 선택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소니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큰 격차로 뒤쳐졌지만, 그래도 3강으로 꼽혔다. 같은 시점에서 전체 TV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은 1위 삼성전자(28.9%)에 이어 LG전자(15.2%), TCL(13.1%) 순이었으며, 소니는 4.2%로 점유율 5위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TCL이 이번 합작을 통해 소니의 기술과 브랜드 파워를 발판 삼아 한국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니는 "대형 TV 시장은 시청 방식의 다양화, 스마트 기능의 발전으로 향상된 사용자 경험, 고해상도 대형 디스플레이의 도입과 같은 추세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신설 회사는 전 세계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탁월한 운영 효율성을 통해 사업 성장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TCL과 소니는 올해 3월 말까지 확정적인 계약 체결을 위한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합작사 설립이 이뤄지면 내년 4월부터 사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