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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반기문은 비밀병기"…통일교의 글로벌 인사 활용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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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단독]"반기문은 비밀병기"…통일교의 글로벌 인사 활용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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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한학자 보고 문건 60차례 등장
    20년 상금 6억원도 받아…통일교 국제행사 '스피커' 활용
    "참어머님의 아들", "위대한 세례 요한"으로 표현되기도
    통일교, 외국 정상급 인사 접촉·관리하며 영향력 과시
    반기문 "특별한 관계 없어…의미 없이 상 받은 것"

    통일교 한학자 총재·반기문 전 사무총장. 류영주·박종민 기자통일교 한학자 총재·반기문 전 사무총장. 류영주·박종민 기자
    "반기문 사무총장을 잡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세계의 거물을 잡아가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말 위대한 세례 요한이라고 할 수 있는 비밀병기"

    통일교 내부 'TM(True Mother, 한학자 총재 지칭) 보고' 문건에서 나타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평가다. 이처럼 반 전 총장에 대한 언급은 TM 보고 문건에 최소 60차례나 확인된다. 또 반 전 총장이 통일교로부터 약 6억 원의 돈을 받은 부분도 명시돼 있다.

    통일교는 반 전 총장을 주요 행사 연설자의 '스피커'로 활용하는 한편, 글로벌 영향력을 지닌 해외 인사들과도 유사한 방식으로 접촉해 온 정황이 TM문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2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게 보고되는 이른바 'TM(True Mother, 한학자 총재를 지칭) 보고' 문건에는 반 전 총장의 이름이 60차례 이상 등장한다. 해당 문건은 분량만 약 3천 쪽에 달하며, 통일교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한 총재에게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2019년 10월 2일자 보고에서 처음 등장하며, '특별미팅 반기문 관련'이라는 표현이 담겼다. 2020년 2월 21일 작성된 문건에는 반 전 총장의 선학평화상 상금과 관련 비용이 결산 항목으로 명시됐다. 선학평화상은 통일교가 2015년부터 격년으로 수여하는 상으로, 반 전 총장은 2020년 '설립자 특별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50만 달러, 당시 기준으로 한화 약 6억 원 수준이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2020년 1월 '천지인부모 성탄 100주년 및 천주성혼 60주년 기념행사' 환영사 추진 대상으로 명시됐고, 같은 해 2월 세계평화언론대회와 관련해 '반기문 총장 예방'과 '미팅(프로젝트 협의)'이 언급됐다. 2020년 8월 '신통일세계 안착을 위한 희망전진대회'에는 연설자로 참석했으며, 2021년 5월 '통일한국을 위한 싱크탱크 2022 출범식'에서도 환영사 예정자로 보고됐다.

    이 시기 반 전 총장은 국제기구와 학계 등에서 영향력 있는 직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2018년부터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직을 맡았고, 2019년에는 비영리법인 반기문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022년에는 서울대 석좌교수, 국가미래전략원 명예원장 등의 직함도 갖고 있었다.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 로비. 류영주 기자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 로비. 류영주 기자
    통일교 내부 보고 문건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단순한 행사 참여자를 넘어, 교단의 상징성과 노선을 대외적으로 드러내는 인물로 인식됐음을 보여주는 표현들이 등장한다.

    일례로 2020년 8월 9일, 일본 신일본가정연합 회장 A씨가 한학자 총재에게 보고한 서신에는 같은 달 열린 '신통일세계 안착을 위한 희망전진대회' 대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훌륭하게 참어머님을 증거하고, UPF, 통일운동을 그 풍부한 국제적인 경험을 중심 삼고 증거하는 스피치를 들으며, 정말 세계적인 차원의 위대한 세례 요한이라는 것을 통감했다"고 했다.

    2021년 4월 22일 작성된 A씨의 서신 보고에서는 '통일한국을 위한 싱크탱크 2022 출범식 겸 제6회 희망전진대회'와 관련해 반 전 총장이 주최 측 입장에서 환영사를 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네임밸류는 말할 것도 없이 글로벌 차원이며, 일본에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다시금 반기문 사무총장을 잡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세계의 거물을 잡아가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말 위대한 세례 요한이라고 할 수 있는 비밀병기"라고 평가했다.

    2022년으로 넘어가면 표현은 한층 더 강화된다. 2022년 7월 3일에 작성된 서신 보고에서는 반 전 총장이 '참어머님의 아들'로 규정된다. 해당 문건에는 "반기문 UN 전 사무총장도 마찬가지로 한국에서의 어머님의 아드님이 되었다고 확신한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또 2022년 8월 30일 작성된 또 다른 서신 보고에서는 "북한 섭리도 세계본부와 반기문, 훈 센 그리고 트럼프 같은 인물을 직접 내세워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는 표현도 나온다. 2022년에 들어서는 반 전 총장이 설립한 '반기문 재단'도 보고에 5차례 등장한다.

    그런데 TM문건에는 반 전 총장 외에도 여러 글로벌 유력 인사들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훈 센 캄보디아 총리, 마키 살 전 세네갈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부 장관 등 외국 정상급 인사들을 교단 행사 연설자로 요청했다는 내용이 반복 등장하며, 이들과의 접촉 역시 TM 보고 체계를 통해 관리된 정황이 담겨 있다. 통일교는 이들 인사에게 상금이 수반된 평화상 수여, 항공·숙박 지원, 통일교 행사 연단 초청 등을 통해 관계를 형성한 뒤 이를 교단의 위상과 영향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데 활용해 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 전 총장은 CBS노컷뉴스에 통일교와의 관계에 대해 "제가 행사에 가서 연설을 한 적은 있지만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선학평화상 수상과 관련해서도 "의무 없이, 의미 없이 그냥 받은 것"이라며 "평화상을 준다고 해서 갔고, 저만 받은 게 아니라 외국 사람들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일교를 직접 도와주거나 그런 건 없다"며 "상을 받으러 간 것 외에 미팅을 하거나 특별히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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