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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노동 암살'…'브레이크'가 필요하다[박지환의 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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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의 '노동 암살'…'브레이크'가 필요하다[박지환의 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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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박지환의 뉴스톡

    ■ 방송 : CBS 라디오 '박지환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연결 : 박정환 기자

    일하는 로봇 아틀라스. 연합뉴스일하는 로봇 아틀라스. 연합뉴스
    [앵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에 반대하며 "단 한 대도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일각에서는 "시대를 거스르는 러다이트 운동"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이재명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논란이 커졌는데요.

    하지만 이 외침 뒤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공포가 숨어 있습니다. AI와 로봇이 노동자를 돕는 도구가 아니라, 노동을 조용히 제거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CBS 기획 'AI, 노동 암살' 3부작을 취재한 김동빈 기자 나와 있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노동 암살'이라는 표현, 꽤 강합니다. 보통은 '구조조정'이나 '대체'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까?

    [기자]
    네, 구조조정이라고 하면 보통 시끌벅적한 투쟁이나 발표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현장에서 벌어지는 AI에 의한 노동 대체는 다릅니다.

    아주 조용하게, 그리고 치명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암살'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가장 먼저 비명을 지른 곳은 콜센터입니다.

    AI 상담원이 도입된 지 벌써 5년이 넘었는데요, 사람의 일은 오히려 줄지 않았습니다.

    상담 건수는 감소했지만, AI가 처리하지 못하고 넘긴 화가 난 고객들만 사람이 떠안으면서 통화 시간과 감정 노동은 더 늘었습니다.

    AI 뒤치다꺼리 때문에 야근 등 '후처리 시간'이 무려 172%나 늘었다는 설문 결과도 있습니다. AI 대체로 인한 고용 불안은 당연히 심해지고 있고요.

    [앵커]
    젊은 층의 선호 직장이었던 IT 업계도 상황이 심각하다면서요?

    [기자]
    네, IT 업계는 특히 양극화가 뚜렷합니다.

    기존에 자리잡은 경력자들에겐 AI가 생산성을 높여주는 도구가 됐지만, 신입 개발자들이 하던 일은 AI가 빠르게 대체하면서 신규채용은 크게 줄고 있습니다.

    한 5년 차 개발자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
    "사람 한 명 뽑아 가르치는 비용보다 AI 유료 계정 끊어주는 게 훨씬 싸고 효율적이다"…"신입을 아예 뽑지를 않습니다. "

    [앵커]
    AI와 로봇 전환이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죠?

    현대차 노동자 대체할 '아틀라스' 등장. 연합뉴스현대차 노동자 대체할 '아틀라스' 등장. 연합뉴스
    [기자]
    네. 아직 현실이 되진 않았지만, 가장 가까운 위험으로 꼽히는 게 바로 자율주행 기술입니다.

    이미 서울 곳곳에서 자율주행 버스와 택시를 볼 수 있는데요.

    승객들에겐 '편리한 미래'지만 운송 노동자들에겐 생존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일 수 있습니다.

    고용영향평가 연구를 보면 자율주행이 상용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버스와 택시 기사 인력이 절반 가까이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화물차 기사들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완전 자율주행이 도입되면 수억 원을 빚내 트럭을 산 개인 차주들은 일감을 잃는 수준을 넘어 파산 위험애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앵커]
    이재명 대통령도 이 문제를 연이틀 언급했죠.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기자]
    네, 대통령이 이틀 연속 직접 언급했다는 건 그만큼 위기의식이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인서트2] "기계 파괴 운동이라고,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기계 부수자 이런 운동이 있었잖아요.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습니다. 결국 그 사회에 빨리 적응해야죠"

    다만 제시한 해법이 '창업'이나 '기본소득 고민'에 머무르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장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공포 앞에서 창업을 하라고 하거나, 노동의 권리는 건드리지 않은 채 소득만 보전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기술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게 아니라, 도입 과정에 노동자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앵커]
    노조가 기술 도입에 관여해야 한다는 건가요? 기업들은 그걸 비효율이나 경영권 침해를 보지 않습니까?

    [기자]
    바로 그 지점에서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사회공공연구원 박재범 연구위원은 "노동자와의 협의가 오히려 기업에도 효율적"이라고 강조합니다.

    AI는 하늘에서 떨어진 기술이 아니라 노동자의 숙련 데이터를 학습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를 배제한 채 도입하면 현장에서 겉돌거나 오류가 나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미 제도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빅테크도 노조와 협약을 맺었고,

    유럽연합은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위험 AI를 도입할 때 노조와 사전에 협의하고 '기본권 영향 평가'를 거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앵커]
    결국 속도만큼 방향도 중요하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술을 다루는 제도에서 '인간'이 빠지면 혁신은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의 반발 역시 발목 잡기가 아니라 "함께 논의하자"는 대화의 요청으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세상 흐름을 모를 리 없다"면서 "회사가 던지고 노조가 받는 식의 일방통행이 아니라 도입 과정부터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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