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금융위 제공정부가 불공정거래 등 신고 포상금 지급액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가조작 적발 포상금 제도 개선을 주문한데 이어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포상금 지급 상한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앤드 비욘드 세미나' 축사에서 "불공정거래 신고 등 포상금의 지급액을 대폭 상향하겠다"면서 "부당이득 등을 재원으로 하는 별도기금을 조성해 부당이득에 비례해 포상금을 확대 지급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대통령실에서 포상금 상한이 3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수천억 원 규모의 주가 조작을 제보해도 포상금 상한이 30억원에 불과하다"며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강 실장은 미국의 에릭슨 사태를 언급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9년 내부자의 제보로 통신장비회사 에릭슨의 주가조작·불공정거래 혐의를 적발해 제재·기소했다. 당시 SEC는 이 내부고발자에게 부당 이익의 30% 수준인 2억 7900만달러를 포상금으로 파격 지급했다.
강 비서실장은 "주가조작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치부를 낱낱이 알고 있는 내부자"라며 "숨은 내부자를 깨울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 되도록 관계기관은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자산총액·적발행위수·조사결과 조치·부당이득 등에 따라 10단계로 나눈 기준금액(최대 30억원)에 기여도를 곱해 산정한다. 회계부정 포상금 역시 증권선물위원회의 조치 수준에 따른 기준금액(최대 10억원)에 기여도를 곱해 정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신고 포상금 예산은 지난해 6억 5천만원에서 올해 36억 1천만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이미 39.4%가 집행됐다. 항목별로는 불공정거래는 배정 예산 4억 4천만원 중 27%가, 회계부정은 31억 7천만원 중 41.1%가 집행됐다.
이 위원장은 "일반주주들이 두텁게 보호받고 주주들이 기업 성장의 성과를 정당하게 향유하는 시스템을 확립하겠다"며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 우리 증시에 끊임없이 나타나도록 기업의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