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호 전 삼성전자 부사장. 연합뉴스삼성전자 내부에서 빼낸 기밀 자료를 이용해 미국 법원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승호 전 부사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11일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를 받는 안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모 전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에게는 징역 3년과 추징금 5억3천여만원이, 자료 유출 혐의를 받는 이모 전 삼성전자IP센터 직원에게는 징역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지만 개인적 이익을 위해 재직한 기업의 영업비밀을 이용했다"며 "개별 기업에 피해뿐만 아니라 건전한 거래 질서에 악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전 부사장 등이 빼돌린 삼성전자의 테키야 현안 보고서 등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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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가장 다퉜던 부분은 테키야 관련 현안 보고서가 영업비밀이냐는 것"이라며 "증거를 살펴봤을 때 해당 보고서 내용은 삼성전자 IP센터, 기술분석팀, 법무팀 등 여러 직원이 수개월간의 분석을 바탕으로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들인 내용"이라고 했다.
이어 "상대방이 취득할 경우 협상이나 소송에서 삼성전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정보"라며 "당시 삼성전자 내부에 있는 특허 시스템 보안 사항 등을 고려하면 영업비밀로서 모든 요건을 갖춘다"라고 덧붙였다.
2010~2018년 삼성전자 IP센터장을 지낸 안 전 부사장은 2019년 회사를 나와 특허관리기업(NPE)을 설립한 뒤 삼성전자 내부 직원과 공모해 중요 기밀자료를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안 전 부사장은 빼낸 기밀 자료를 이용해 삼성전자가 음향기기 업체인 테키야의 오디오 녹음장치 특허 등을 무단으로 이용했다며 테키야와 함께 특허 침해 소송을 내기도 했다.
그는 2024년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아왔다. 이날 재판부는 안 전 부사장의 보석은 취소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