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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조선업 부활 선언, 당장 영향 없다지만…조선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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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조선업 부활 선언, 당장 영향 없다지만…조선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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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일본 조기 총선서 자민당 압승, 다카이치 내각 일본 조선업 부활 선언
    정부와 조선업계 공적자금 더한 1조엔 규모 조선업 펀드 조성 등 공격적 투자 계획
    불황서 막 회복한 한국 조선, 벌어진 중국과 격차 좁히고 일본과 격차 벌려야 하는 과제

    다카이치 총리. 연합뉴스다카이치 총리. 연합뉴스
    일본 조기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의 대승에 한국 조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카이치 내각이 조선업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박 건조량에서 일본은 전 세계 물량의 12%를 차지하며 한국(2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 세계 건조량의 약 40%를 차지했던 조선대국의 초라한 현실이다. 이미 세계 조선업이 한국과 중국 양강체제로 재편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조선업 재건 선언은 경제적 측면 보다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의 접근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카이치 내각, 10년 뒤 선박 건조량 현재 2배 목표 제시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라는 지리적 조건, 이로 인해 국가 경제 전반이 절대적으로 수출·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은 일본에게 조선업이 단순한 제조업종 중 하나로 취급되기 힘든 이유다. 최근 중국이 대만해협을 위협하며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이는 상황도 조선업 부활의 필요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중국 해군이 태평양으로 진출할 길이 열리면 일본은 최악의 경우 고립 위험까지 감수해야 되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지난달 초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하나가 되어 조선업 재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앞서 지난해 말 일본 정부는 '조선업 재생 로드맵'을 발표하고 2035년까지 연간 선박 건조량을 현재의 2배(1800만톤)로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조선업계에서 업계 규모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CGT(표준선 환산톤수)로 환산하면 지난해 한국의 건조량은 약 1천만CGT, 일본은 500만CGT다. 10년 후에는 현재 한국정도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능력치를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다.
     
    일본 정부의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에서 핵심은 '정부' 그 자체다. 일본 정부가 향후 10년간 민관 합산 1조엔(약 9조3천억원)을 투입하고, 필요할 경우 '국영 조선소' 설립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조선업계가 각각 약 3800억엔, 3500억엔을 2035년까지 출자하고 공적자금까지 출현해 1조엔 규모 조선업 펀드도 조성할 예정이다.
     

    일본 조선업 재건 만만치 않은 난관 속 무시못할 변수들

    다카이치 내각이 호기롭게 선언한 목표가 현실화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선업계 내부에서는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미 무너질대로 무너진 일본 조선업 생태계부터 재건해야 하는데 중국과 한국이 양분한 시장에서 이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노동집중형 산업 특성상 숙련된 노동력 확보가 중요한데 2010년대 중반부터 10년 가까운 글로벌 조선업 침체를 겪으면서 일본내 조선업 숙련인력은 자취를 감춘 상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일본 조선업계가 대부분 벌크선이나 중소형 선박 건조에 특화돼 있다는 점도 약점이다. 저부가가치 선박 분야는 사실상 중국 조선업계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인데, 일본 조선업계가 10년만에 중국 조선업계와 경쟁할 능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일본 조선업 도약을 위한 변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강력한 해운사의 존재다. 현재 일본에는 과거 일본의 3대 대형 선사인 NYK(일본우선),MOL(상선미이),K-Line(가와사키기선)의 컨테이너 부문을 통합한 ONE(Ocean Network Express)이라는 대형 해운사가 존재한다. ONE은 선복량(해운사가 보유한 전체 화물 적재 능력) 측면에서 지난해 한국의 HMM(8위)보다 앞선 세계 순위 7위를 기록했다. 순위는 HMM보다 한 단계 위이지만 실제 선복량은 약 200만TEU로 HMM(약 100만TEU)의 2배에 달한다. 다카이치 내각은 이런 일본내 해운사들로 하여금 한국이나 중국에 발주했던 물량을 일본 조선소에 발주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과 한국 조선소가 차지했던 수주량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자유무역이 퇴보하고 각 산업분야의 국가 개입이 빈번해 지면서 정부 차원의 꾸준한 투자가 계속된다면 일본의 조선업이 중국의 반도체와 같은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
     
    일본의 강력한 금융업과 중공업 기반, 여기에 현재도 탄탄한 기초 과학 저력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실제로 일본 조선업계가 기존 시장을 버리고 AI 기술 등을 접목한 차세대 선박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전략으로 나올 경우 한·중간의 격차를 빠른 시간 안에 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조선업, 정부가 나선 일본과의 초격차 전략 절실


    최근 한국 조선업은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을 계기로 한화오션과 HD현대의 주가가 폭등하는 등 주식시장에서 조선업은 가장 뜨거운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이런 분위기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 물동량 급감이 수주량 급감으로 이어진 것을 시작으로 한국 조선업은 기나긴 침체기를 겪어왔다. 2015년부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직전까지는 해양플랜트 사업에서의 막대한 손실이 누적되면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비롯한 '빅3' 조선사의 적자가 조 단위를 기록하는 등 위기는 정점을 찍었다. 뼈를 깎는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이 뒤따랐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결과로 다시 흑자로 돌아선 것이 2023년으로 불과 2년 전 이야기다.
     
    조선업계 내부에서는 한국 조선업이 아직까지 과거 영광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는 시각이 많다. 이제 많이 벌어진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이제 조선업 재건을 선언한 일본과의 격차는 늘려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한 조선업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이 정부와 조선사가 사실상 한 몸이 되어 경쟁에 나선 이상 한국 역시 정부 차원의 전략을 세워야 조선업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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