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제공운동은 선택일까, 생존일까.
몸을 잃어버린 사회에서 '살아남는 힘'의 본질을 묻는 다큐멘터리 EBS 다큐프라임 '생존체육'이 오는 23일 밤 9시 55분 EBS 1TV에서 방송된다. 배우 지진희는 내레이션을 맡아 인간과 몸의 관계를 묵직하게 짚어낼 예정이다.
하루 평균 10.4시간 이상을 앉아서 보내는 청소년과 초등학교 1·2학년 체육수업의 부재. 입시 위주의 학습 문화,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기기 사용 증가로 아이들은 신체활동 대부분을 학교 체육 시간에 의존하고 있다. 그 결과는 단순한 체력 저하에 그치지 않는다. 회복력, 집중력, 협업 능력의 약화로 이어지며 삶의 기반 자체를 흔든다.
'생존체육'은 질문한다. 우리는 과연 몸을 가진 존재로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을까.
의사이자 프로복서로 링에 오르는 여성, 학교에 헬스장을 만들고 학생들과 훈련하는 교사와 고교 헬스부, 지역 공동체가 운영하는 어린이 럭비팀, 크로스핏으로 세대를 잇는 가족, 80대 중반의 세계적 컴퓨터 공학자까지, 이들에게 운동은 건강 관리가 아니다.
실패를 견디는 법을 배우는 훈련이자, 무너지는 순간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힘이다. 실제로 이들은 위기의 순간, 몸을 단련한 경험이 삶을 밀어붙이는 동력으로 작동했다고 말한다.
한국 청소년의 운동 부족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한국 10대의 좌식 시간은 하루 10시간 이상으로 OECD 상위권 수준이며, 일부 지표에서는 70대보다 신체 활동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사이 청소년 스스로 느끼는 체력 수준도 매년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의지의 부족이 아니다. 기본 움직임 기술(FMS), 이른바 '운동의 알파벳'을 배우지 못한 채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달리고, 던지고, 균형을 잡는 기초 능력이 형성되지 않으면 스포츠는 곧 '잘하는 아이들만의 무대'가 된다.
더군다나 이제 AI와 기술이 삶을 대체하는 시대가 다가온다. 운동이 특정 계층의 특권이 아니라,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생존의 기술'이 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
'생존체육'은 운동을 개인의 취미나 자기관리의 차원에 가두지 않는다. 몸을 단련하는 경험이 한 개인의 자존감, 공동체의 회복력,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배우 지진희가 내레이션을 맡아 무게감을 더했다. 전문가 수준의 클라이밍 실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그는 더빙 현장에서 "클라이밍은 최고의 운동"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차분하면서도 단단한 그의 목소리는 '몸은 생존의 자산'이라는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