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등을 지정하기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소속 회사들을 누락해 보고한 영원의 성기학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소속회사 최대 74개 누락 보고해 대기업 지정이 미뤄지도록 한 영원의 동일인 성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 성 회장은 대기업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2021년 69개 사, 2022년 74개 사, 2023년 60개 사 등 총 82개 사(중복제외)의 현황을 누락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 회장은 본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를 비롯해 딸·남동생·조카가 소유한 회사 등을 누락 보고했다.
해당 사건의 누락한 회사의 자산 합계액은 총 3조 2400억 원으로, 공정위가 동일인의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 적발 건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를 통해 역대 최장기간 대기업 지정을 회피한 사건으로 공정위는 2020년부터는 영원이 대기업으로 지정됐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영원은 2009년 ㈜영원무역홀딩스를 주축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집단으로 2024년 처음으로 대기업으로 지정됐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영원이 대기업 지정을 회피함에 따라 누락된 회사들을 포함한 모든 소속회사(기존 소속회사 5개 사 및 누락회사 82개 사)가 2021~2023년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등 금지, 공시의무 규정 등 대기업 시책을 적용받지 않았다.
대기업 지정을 회피한 기간에 이뤄진 성 회장의 둘째 딸 성래은 부회장에 대한 지분 증여 등 경영 승계 과정 역시 공시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공정위는 특히 성 회장이 1974년 창업 이래 기업집단 영원의 동일인이자,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대표이사를 40년 이상 맡으며 계열회사 범위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누락 행위에 대한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는 자산총액 5조 원 미만 기업집단들의 자료 제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 자료만 요구하는 간소화된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이뤄진 계열회사를 누락한 행위에 대해서도 동일인을 고발한 최초 사례다.
기업집단의 편의를 위해 운영돼 온 제도의 취지를 왜곡한 허위 제출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고, 향후 유사한 위법행위 시도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공정위는 평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등 지정제도는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의 근간이며 다른 법령에서도 대기업 판단기준으로 다수 활용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확한 지정자료 제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활동을 지속하고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정위는 매년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 등으로부터 계열회사·친족·임원·계열회사 주주·비영리법인 현황 등의 자료와 감사보고서 등을 제출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