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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위 3기 출범…전북 '납북귀환어부' 간첩 누명 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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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위 3기 출범…전북 '납북귀환어부' 간첩 누명 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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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관련 피해자 29명 달해…최근 2명 재심 무죄
    권한 커진 3기 진화위…유족 측 "재심 지연 우려" 딜레마

    진실화해위원회 간판. 진실화해위원회 제공진실화해위원회 간판.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3기가 출범한 가운데, 간첩으로 몰려 혹독한 고문과 징역을 살고 출소한 후에도 연좌제 등으로 온 가족이 아픔을 겪은 전북 지역 피해자들의 억울함이 해소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5일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전북 지역에서 납북귀환어부 사건과 연루돼 처벌된 피해자는 29명에 달한다. 이중 2명은 최근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고, 한 명은 재심 청구가 인용돼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간첩'으로 조작된 어부들…이어진 국가 폭력과 연좌제

    1976년 신명구 씨 체포 당시 군산경찰서에서 작성한 범죄인지보고서. 최정규 변호사 제공1976년 신명구 씨 체포 당시 군산경찰서에서 작성한 범죄인지보고서. 최정규 변호사 제공
    납북귀환어부는 1960~1970년대 동해상과 서해상의 남북한 접격 지역에서 조업을 하다가 북한 경비정에 피랍돼 북한에 억류됐다가 남한으로 돌아온 어부를 칭한다. 정부는 이들에게 반공법 위반(간첩죄)를 적용해 불법 연행 및 구금하고, 고문했다.

    국가는 납치된 후 귀환한 어부들 외에도 동료 어부들을 잡아들였다. 귀환한 어부에게서 북한에서의 경험을 듣고도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거나 동료에게 전달했다는 혐의였다.

    피해자들은 듣지도 못한 북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경찰의 모진 고문을 이기지 못한 피해자들은 거짓으로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고, 국가는 반국가단체를 찬양하고 고무했다는 '간첩' 누명을 씌워 이들을 처벌했다.

    피해자들은 징역을 살고 풀려난 후에도 정부의 감시대상으로 찍혀 이사를 가거나 집 밖을 나서기만 해도 경찰이 검문을 하는 등 감시를 받아왔다. 연좌제로 인해 가족과 친척들이 취학과 취업 등에 불이익을 겪는 고통도 겪었다.

    50년 만에 벗은 누명…재심으로 확인된 국가의 불법 수사

    지난 1976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불법구금돼 재판을 받은 신씨의 판결문. 최정규 변호사 제공지난 1976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불법구금돼 재판을 받은 신씨의 판결문. 최정규 변호사 제공
    50년간 이어진 피해자들의 고통은 최근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 규명과 재심을 통해 일부 해소되고 있다. 제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022년 피해자 982명에 직권 조사 결정을 내린 후 국가에 재심을 권고했다.

    진실화해위원회의 재심 권고에 대검찰청도 각 관할 청에 직권 재심 개시를 명령했고, 이를 통해 전북에선 신명구 씨와 故신충관씨가 재심으로 약 50년만에 누명을 벗었다.

    신명구 씨는 '제5동림호'의 선원으로 어업에 종사하다 지난 1973년 2월쯤 북한 경비병에 납치된 후 귀환해 동료 선원 등에게 북한을 긍정적으로 표현했다는 혐의로 징역 5년에 자격 정지 5년의 처벌을 받았다.

    故신충관씨는 신명구씨가 귀환 후 동료들에게 전한 북한에서의 일화를 감시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반국가단체를 찬양하고 고무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50여년만에 치러진 이들의 재심에서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이 작성한 신문조서는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고문이나 협박 등으로 이뤄져서 증거능력이 없고 여러 증거들을 종합할 때 이들에게 제기된 공소사실을 인정하긴 부족하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여전히 남은 피해자들…'진실규명 vs 재심' 갈림길에 선 유족들

    지난 1월 29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기자회견에 나선 고 신충관 씨의 유족 및 재심 청구인들. 심동훈 기자지난 1월 29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기자회견에 나선 고 신충관 씨의 유족 및 재심 청구인들. 심동훈 기자
    신명구 씨와 故신충관 씨는 억울함을 해소했지만, 신명구 씨와 연루된 26명 외에도 납북귀환어부 사건 피해자는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변상철 공익법률센터 파이팅챈스 국장에 따르면 서해안에만 남은 피해자들은 천여명에 달한다.

    이들의 억울함을 두고 진실화해위원회 측은 "1·2기 위원회에서 수차례 진실규명된 사건이지만 여전히 많은 피해자들이 남아있다"며 "이번에 출범한 3기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원회 박영일 전 홍보전문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3기 위원회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의뢰 권한 등 이전에 없던 권한이 많다"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피해자들의 억울함 해소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족들과 변호인은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과 재심 청구 중에서 고민 중이다. 진실규명 요청에 따라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가 착수되면, 재심 재판이 멈출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최정규 변호사는 "진실화해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면 재판부는 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자며 판결을 늦출 것이다"라며 "그렇게 되면 억울함 해소에 시간이 걸릴뿐더러 누명을 벗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유족과 피해자에게 가장 좋은 것인지 고민해서 최선의 방안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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