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간 뇌병변 등을 앓던 딸을 간병하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아버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정한근)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2) 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한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0월 대구 북구 주거지에서 뇌병변과 정신지체장애가 있는 자신의 딸 B(40) 씨를 돌보던 중 B 씨가 보채며 큰 소리를 지르자 입과 목 부위를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딸이 거동이 불편해지고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계속 간병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두려움에 휩싸이는 등 처지를 비관해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 피해자를 간병했고 최근 간병과 보호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하더라도 생명은 무엇보다 존중되고 보호돼야 하는 최우선 가치이므로 피고인의 범행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형벌의 일반예방적 측면에서도 원칙적으로 피고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는 점, 피해자를 34년간 헌신적으로 간병했고 자책감 등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실명에 이른 피고인이 더이상 피해자를 돌보기 어렵다는 생각에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스스로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점과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7명 모두 이 사건을 유죄로 평결했고 4명은 징역 3년, 3명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양형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