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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범행에 2명 죽었는데…생존자 사건 왜 '살인미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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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김소영 범행에 2명 죽었는데…생존자 사건 왜 '살인미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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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 범행과 같은 수법임에도 '특수상해'만 적용돼
    '살인미수' 적용하려면 '고의성' 증거 있어야 가능
    핵심 근거는 챗GPT 대화 시점과 약물 검출량

    '약물 연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소영 씨. 연합뉴스 '약물 연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소영 씨. 연합뉴스 
    경찰은 '약물 연쇄살인' 피의자 김소영에게 이른바 '약물 음료'를 받아먹고 숨진 피해자들의 사건과 관련해 살인 혐의 등을 적용했다. 그런데 김소영의 약물 음료를 마시고도 숨지지 않은 피해자들 사건에 대해서는 특수상해 혐의가 적용됐다. 왜 살인미수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을까.
     
    현재까지 파악된 김소영의 피해자는 총 6명. 모두 김소영이 건넨 음료를 받아 마신 뒤 기절했고, 이 중에서 2명은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숨졌다. 20대 남성 1명은 지난 1월 28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김소영에게 숙취해소제를 받아먹고 사망했다. 또 다른 20대 남성도 지난달 9일 수유동의 다른 모텔에서 김소영에게 숙취해소제를 받아먹고 사망했다. 김소영은 두 남성 모두에게 집에서부터 미리 준비해 온 약물 음료를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김소영은 다른 남성 4명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약물을 먹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장소는 식당, 카페, 모텔, 노래방 등 다양하지만, 집에서부터 미리 약물을 숙취해소제에 섞어 범행 도구를 준비한 점이나 범행 장소에 가기 직전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를 구매해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한 점 등이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수법이 대부분 동일한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사망 여부만 달라진 상황. 그런데도 경찰은 살인 혐의와 함께 살인미수 혐의 대신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반면 살인미수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살인미수 혐의가 무겁게 처벌되는 편이다.
     
    특수상해와 살인미수를 구분 짓는 가장 큰 기준은 살해의 고의성이다. 살해를 목적으로 신체에 해를 가하면 살인미수, 살해 의도 없이 단순히 해치기 위함이었다면 특수상해로 판단된다. 경찰 출신인 법무법인 혜명 박성배 변호사는 "범행 과정에서 다치게 하는 수준을 넘어서 죽여야겠다고 생각하거나, 적어도 죽어도 상관없다는 묵시적인 생각이 있었는지가 살인미수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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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생존한 피해자들의 경우 김소영이 이들을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판단으로 보인다. 이러한 판단의 배경에는 김소영이 약물 음료로 사람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 크게 작용했다. 김소영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김소영은 지난 1월 25일 낮 12시 45분쯤 챗GPT에 '수면제 많이 먹으면 어떻게 돼?'라고 질문했다. 챗GPT는 '술과 함께 복용 시 호흡 마비로 인한 사망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즉시 119 신고가 필요함'이라고 답변했다. 또 사흘 뒤인 1월 28일 김소영은 오후 2시 35분쯤 '수면제 많이 먹는다고 그 사람이 죽어?'라고 물었고, 챗GPT는 '그럴 가능성이 있음'이라고 답했다.

    챗GPT와의 대화 기록은 김소영이 약물 음료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로 사용됐다. 경찰은 이같은 기록을 토대로 김소영에게 상해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소영이 챗GPT에 질문한 시점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살인미수 혐의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챗GPT와의 대화가 살해의 고의를 구분하는 기준이 된 것이다.

    살인미수 혐의가 빠진 또 다른 이유로는 야속하게 지나버린 시간이 꼽힌다. 경찰은 생존한 피해자들의 모발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약물 검출 여부를 확인했다. 김소영은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는 반드시 증거가 필요했다. 하지만 범행 장소가 모텔이나 노래방, 식당 등이었고 범행 시점도 짧게는 한 달 안팎에서 길게는 5개월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범행에 사용된 숙취해소제 빈 병 등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 결국 피해자의 모발에서 김소영이 범행에 사용한 약물과 동일한 약물이 검출돼야만 어느정도 혐의 입증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경찰의 예상대로 일부 피해자의 모발에서 김소영이 범행에 사용한 약물, 향정신성의약품인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약물이 검출됐다. 그래서 경찰은 나머지 피해 사건도 모두 정식으로 입건하고 김소영에게 추가 혐의를 적용했다. 문제는 모발에서는 약물의 검출 여부만 판단할 수 있고, 당시 피해자들이 섭취한 약물의 양을 확인할 수는 없었던 것. 김소영이 얼마큼의 약물을 음료에 섞었는지 입증할 방법이 없으므로 경찰은 살인미수 대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박 변호사는 "살인죄와 살인미수죄는 형량이 높기 때문에 재판부가 더욱 까다롭게 보고 높은 수준의 혐의 입증을 요구한다"며 "(피해자들이 먹은) 약물이 치사량이었다는 증거, 그리고 김소영이 살해 의도를 가졌거나 사망 가능성을 인지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 적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10일 김소영을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경찰은 전날 또 다른 피해자 3명에 대해 특수상해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소영을 검찰에 추가 송치했다. 김소영 변호를 맡던 국선변호인은 기소 엿새 만인 지난 16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현재는 새 국선변호인이 배정됐다. 김소영의 첫 재판은 다음 달 9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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