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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법 공론화 '균열' 지속…TV토론 앞두고 숙의단 8인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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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일반

    탄소법 공론화 '균열' 지속…TV토론 앞두고 숙의단 8인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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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제숙의단 균형 잃은 채…시민대표단 이번 주말 첫 토론

    공론화위, '볼록형 감축 경로' 포함에 반발 확산
    "공론장 설계 기울어져…기만적 공론화 거부"
    공론화위 "최종 개정은 국회·정부 몫…일정대로 진행"

    국회 기후특위 소속 공론화위원회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위해 만든 누리집(https://climate.hrcglobal.com/) 메인화면 캡처국회 기후특위 소속 공론화위원회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위해 만든 누리집(https://climate.hrcglobal.com/) 메인화면 캡처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을 위해 진행 중인 공론화 과정에 균열이 계속되고 있다. 공론화위원회와 의제숙의단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오는 28일 첫 TV토론회를 사흘 앞두고 숙의단 8명이 공동 사퇴했다.

    이번 공론화는 2024년 8월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로, 개정 입법에 앞서 시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2031~2049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감축 경로를 법률에 명문화하는 것이다.

    국회 기후특위 소속 공론화위 의제숙의단에 참여해 온 황인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이보아 민주노총 기후특위원(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김기우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25일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제숙의단 공동 사퇴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공론화위가 5차 전체회의를 통해 시민대표단이 숙의할 의제와 선택지를 확정하면서 감축 경로와 관련한 최종 선택지에 '볼록경로'(나중에 더 많이 감축하는 방식)를 포함시켰다"며 "의제숙의단 참여자로서 공론화위의 이번 결정을 결코 인정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볼록경로를 선택지에 포함한 것은 2박 3일간의 의제숙의 워크숍 논의 결과를 뒤집는 것이고, 미래에 감축 부담을 전가하지 말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공론화위가 이를 외면했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볼록형 감축 경로는 2050년 탄소중립(순배출 0)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초기 감축을 늦추고 후반부에 급격히 감축하는 방식이다. 향후 탄소 저감 기술 발전을 전제로 감축 실현이 가능하다는 논리로 주로 산업계에서 제시해 온 방안이다.

    공론화위는 이번 논의 의제를 △감축 목표의 적정성 △시기별 감축 경로 △감축 수단(규제 강화, 감축 지원, 전환 지원, 재원 확보) 등 3가지로 설정하고 선택지를 제시하기로 했다. 이 중 감축 경로는 ①초기 집중 감축(오목형) ②균등 감축(선형) ③후반 집중 감축(볼록형) ④모르겠음 등 4가지다.

    지난달 28일 의제숙의단 워크숍에서는 볼록형 포함 여부를 두고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26명 중 18명이 제외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론화위는 지난 19일 회의에서 이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홈페이지 게시글 '탄소 배출량 경로가 오목형이어야 하는 과학전 근거, 조천호' 중 캡처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홈페이지 게시글 '탄소 배출량 경로가 오목형이어야 하는 과학전 근거, 조천호' 중 캡처
    공론화 절차가 촉박한 일정 속에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들은 "시민토론회 구성과 발표자 선정, 자료 검토 등이 시간에 쫓겨 진행되면서 충분한 검토와 의견 개진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8명의 사퇴로 공론화위 의제숙의단은 형식적 균형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단체·노동계 추천으로 참여한 5인 전원이 빠졌고, 미래세대 단체 추천 5인 중 2명도 이탈했다. 남은 인원은 산업계 추천 5인, 미래세대 추천 3인, 미래 옴부즈만 명목으로 참여한 국회예산정책처와 서울연구원 관계자 각 1명, 그리고 13명의 전문가다.

    이번 공론화에는 공론 절차를 이끌 위원 10명과 국회입법조사처 중심의 공론화지원단, 용역 수행업체인 한국리서치와 갈등해결&평화센터, 의제숙의단, 시민대표단 340명 등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의제숙의단은 의제 및 선택지 정리, 시민대표단의 주제 이해를 위한 학습자료 제작 등 숙의를 돕는 핵심 역할을 맡아 왔다.

    당초 헌재가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부여한 개정 시한은 올해 2월 28일이었다. 그러나 국회 기후특위는 지난달 3일에서야 공론화위를 출범시켰고, 다음 달 말까지 공론화를 마친 뒤 이를 토대로 법 개정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일정이 촉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 공개 부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공론화위 누리집(https://climate.hrcglobal.com/) 자료실에는 이달 3일과 16일 올라온 워크숍 발표자료집과 기초학습자료집이 전부다. 워크숍 자료는 사후 공유된 것이어서, 시민대표단이 실제 숙의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는 사실상 1건뿐이라는 지적이다.

    시민대표단은 오는 28일과 29일 TV 생중계로 1·2차 토론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관련 의제 학습자료는 이날 오후 기준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는 일반 시민이 공론화 과정에 간접 참여하는 데 필요한 정보 접근성 문제로도 이어진다.

    미래세대를 대표해 숙의단에 참여해 온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입법 시한이 다가온 상황에서 공론화 절차로 책임이 넘어간 점을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제대로 된 숙의가 이뤄진다면 결과가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는 입법기관의 책임을 시민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소원 결정 이후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누적 배출량 등 정책 판단의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정보의 불균형 속에서 볼록 경로까지 포함된 공론장 설계는 기울어진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퇴는 공론화의 기만성을 드러내기 위한 정치적 거부"라고 강조했다.


    의제숙의단에 참여해온 8명의 공동사퇴 기자회견 모습. 주최 측 제공의제숙의단에 참여해온 8명의 공동사퇴 기자회견 모습. 주최 측 제공
    다만 공론화위는 이들의 사퇴에도 남은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론화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창훈 전 한국환경연구원(KEI) 원장은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지만 의제숙의단의 역할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라며 "TV 토론 등 남은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결정은 국회와 정부의 몫인 만큼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 공론화 취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TV 토론은 오는 28~29일과 다음 달 4~5일 오후 4시30분부터 6시까지 KBS1에서 생중계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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