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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단비'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5월 셧다운 공포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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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가뭄에 단비'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5월 셧다운 공포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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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LG화학이 러시아산 나프타 약 2만7천톤을 충남 대산 석유화학 단지로 반입한 것이다

    2.7만 톤 긴급 수급했지만…러시아산만으로 한계
    美·아프리카산 추가 구매도 완전 대책 아냐
    폭증한 운임비도 부담…중동 노선 한 달 새 1.4배 ↑

    지난 24일 경기 안산시의 한 플라스틱 필름 제조 공장 내 폴리에틸렌 등 원료가 쌓여 있어야 할 원료창고가 듬성듬성 비어있다. 연합뉴스지난 24일 경기 안산시의 한 플라스틱 필름 제조 공장 내 폴리에틸렌 등 원료가 쌓여 있어야 할 원료창고가 듬성듬성 비어있다.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고사 위기에 처한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러시아산 나프타 2만7천톤이 긴급 수혈됐다.

    하지만 현장의 우려는 전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내 나프타 월평균 사용량이 약 400만 톤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도입 분은 해당 물량은 3~4일가량 쓸 수 있는 규모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높은 비용과 물류 시차 등을 감수하고서라도 대체 원료를 들여올 수밖에 없으며, 최악의 경우 추가로 공장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러시아산은 고육지책…"추가 구입 어렵다"

    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미국과 아프리카 등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 나프타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특히, LG화학이 러시아산 나프타 약 2만7천톤을 충남 대산 석유화학 단지로 반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러시아산 도입은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 중 하나"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의 중동산 나프타 의존도는 44.7%로 편중도가 심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러시아산이 전체의 20% 가량을 차지했지만 이후 중동산으로 대체되면서 편중도가 더욱 심해졌다.

    러시아산 나프타 추가 수입도 더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의 러시아산 석유제품 제재 완화 조치가 다음 달 11일 종료될 예정인 데다, 유럽은 미국과 달리 기존 대러 제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에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법인을 운영하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러시아산 나프타로 생산한 제품을 유럽에 수출할 경우, 유럽 당국이 원료 출처를 역추적해 해당 법인 전체를 제재 대상에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LG화학 김동춘 사장은 전날 취재진에게 나프타 수급 상황에 대해 "미국 제재 허용 범위 내에서 (러시아산 나프타) 일부 물량을 확보했지만 추가 구입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아프리카산 일단 사지만…"종전 후 도착할 수도"

    다만 미국이나 아프리카산 나프타를 수입하는 것 역시 완전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리적 거리와 폭증하는 나프타 원가, 운임비를 감안하면 국내 석화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통상 중동산 나프타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국내에 입고되기까지는 약 20일이 소요된다. 반면 홍해까지 봉쇄돼 미국이나 아프리카산 물량을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해 들여올 경우 운항 거리는 7천~9천km 이상 늘어나며 운송 기간은 최대 50일까지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비싼 운임을 치르고 주문을 하고 있지만 정작 물량이 도착하는 두 달 뒤에는 전쟁이 종료되어 유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가에 사들인 원료가 도착할 시점엔 시장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폭증한 물류비와 원료값도 이미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한 달 새 37% 뛰었고, 중동 노선 운임은 3월 하순 3300달러를 넘어서며 한 달 사이 1.4배 이상 폭등했다. 원료값 자체도 전쟁 전 톤당 600달러 수준에서 최근 1100달러를 돌파하며 2배 가까이 치솟은 상태다.

    최대한 버텨보지만…"정상화에만 최대 6개월"

    석유화학 공장들은 저율 가동(50~60%) 체제로 버텨보겠다는 각오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결국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극적으로 이번주 전쟁이 끝나더라도 공급망 복구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유 채굴에서 나프타 추출, 기초 소재 가공으로 이어지는 연쇄 공정의 특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은 재고로 최대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끌 수 있는 공장은 하나씩 더 끄고, 확보되는 물량으로 최대한 오래 돌리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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