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제174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싸던 바리케이드가 일시적으로 철거됐다. 시위를 마친 후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이 소녀상 옆 자리에 28일 별세한 피해 할머니 영정을 놓고 헌화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 바리케이드가 1일 수요시위에서 잠시 철거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보수 단체로 인해 설치된 지 약 6년 만이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은 이날 낮 12시 종로구 수송동 소녀상 앞에서 제174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시위 30분 전, 서울 종로경찰서는 소녀상을 둘러싼 바리케이드를 철거했다. 경찰은 당분간 수요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일시적으로 바리케이드를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잠시나마 바리케이드에서 해방돼 시민들 품에 돌아온 소녀상은 머리, 옷 등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상태였다. 시위 참가자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그간 비어있던 소녀상 옆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앞서 정의기억연대는 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에 바리케이드 철거를 요청했다. 다만 경찰은 구속된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의 보석 가능성 등을 고려해 당분간 한시 개방 방식을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달 28일 또 한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이날 시위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할머니는 단순히 과거의 피해자가 아니라 전쟁 범죄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린 당당한 증언자였다"며 "할머니께서 못다 이룬 정의의 실현을 우리가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또 "오늘 소녀상을 둘러쌌던 감옥 같던 펜스가 잠깐 치워졌지만 이것은 수요시위 동안일 뿐"이라며 "지난 6년간 이곳을 아수라장으로 만들며 할머니들을 모욕했던 김병헌의 구속이 최근 확정됐었지만 그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했다.
1일 제174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끝나고 시민들이 일시 개방된 소녀상 옆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지은 기자
수요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이 이사장은 소녀상을 가만히 쳐다보며 소녀상 머리에 묻은 것을 닦아내기도 했다. 시위가 끝나고는 소녀상 옆 의자 위에 할머니의 영정을 두고 헌화했다. 시민들도 소녀상 옆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인천시 남동구에서 온 김부미(58)씨는 "전에 지나가던 외국인이 바리케이드에 둘러싸인 소녀상을 보고 '이건 혹시 나라의 역적이냐'고 물어봤다. 왜냐고 물으니 '감옥에 갇혀 있어서'라고 하더라"며 "피해 할머니들이 한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바리케이드까지 있으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오늘 일시적이라도 바리케이드가 걷혔는데 얼마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이 모습을 보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는 프리실라(41)씨도 소녀상 옆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그는 위안부를 소재로 한 매리 린 브락트의 소설 '하얀 국화'를 읽고 수요시위 현장에 오게 됐다며 "옆에 앉아 소녀상을 가까이서 자세히 보고 느낄 수 있어서 뜻깊다"고 했다.
경찰은 수요시위를 마치고 시민들의 기념사진 촬영이 끝난 오후 1시 10분쯤 소녀상 주위에 다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