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전경. 한남대 제공한남대학교 캠퍼스를 관통하는 경부고속철도 대전북연결선 사업이 재개 움직임을 보이면서 학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6일 한남대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지난해 9월, 중단됐던 선형개량 사업을 3년 만에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고시했다.
이 사업은 선로 직선화를 위해 한남대 종합운동장 일대를 가로지르는 총 500m 구간(지하 190m·개착 310m)을 관통하는 내용으로 알려졌으며, 운동장 스탠드와 레슬링장, 테니스장, 재활용 분리장 등 철거도 일부 포함돼있다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2년에는 코레일 측이 터널 출입구 경사 문제 등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대학 측은 철도 통과 구간의 깊이가 4~12m로 얕아 고속열차 운행 시 소음과 진동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철도가 지나는 구간은 연약지반으로 2만여 명의 학생과 한남대 운동장을 이용하는 대덕구민의 안전사고 우려도 제기된다.
수년간의 공사 기간 중 철도 노선 확보를 위해 장기간 공사물 적체가 이어질 경우 추가 안전사고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공사 구간이 정부가 추진 중인 캠퍼스혁신파크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조성 주인 해당 부지에는 첨단분야 연구가 필요한 기업과 연구시설 입주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고속열차가 빈번히 오가는 구조상 소음과 진동이 연구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열차 진입·이탈 구간인 토출구가 인접해 있어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한남대는 안전 문제와 캠퍼스혁신파크사업 충돌 등을 이유로 대학부지를 침범하지 않도록 노선 재설계와 안전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지만, 철도공단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공사 강행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지난해 8월,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 대전시청, 대덕구청 등에 사업실시계획 승인 유예를 요청했지만, 사업 시행자인 국가철도공단과 실시계획 승인권자인 국토교통부는 공사를 수주받은 시공사와 협의하라며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있다는 입장이다.
학내에서는 교무위원 등 교수와 직원, 학생들이 참여한 공사 반대 서명운동이 진행됐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신청했으며, 청와대 신문고 등 국가 기관에도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교내 곳곳에는 국가철도공단의 일방적인 공사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담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또 학교 측은 이날 오후 1시 캠퍼스혁신파크 1층 미디어룸에서 학생들과 교직원,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공청회와 함께 공단 항의 방문, 집회 등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남대 관계자는 "효율성이 의심되는 사업 진행을 위해 진동·소음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지반 약화로 스탠드 붕괴 시 대형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만큼, 재설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변경 노선 검토나 구체적인 보상 방안도 처리를 회피하고 있어 대책 마련을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 사옥. 국가철도공단 제공
이에 대해 국가철도공단 충청본부 대전북연결선사업단 TF는 "해당 사업은 대전 도심을 통과하는 경부고속선을 지하화해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한남대 종합운동장 외곽 일부 1264㎡가 편입되지만 안전과 교육환경을 침해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공단은 설계 과정에서 각종 영향조사를 통해 안전성을 사전에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2년 사업 중단과 관련해서도 "코레일의 안전성 문제 제기가 아니라 공사 중에도 열차 운행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재설계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공사 범위에 대해서도 "레슬링 연습실은 저촉 범위 밖에 있어 보상 대상이 아니며, 공사 구간도 기존 경부선 철도부지 지하로 190m를 지나가고 총 500m를 관통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캠퍼스혁신파크와의 충돌 우려에 대해서는 "지상 철도가 지하화되면 소음이 줄어 연구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공사 기간 중에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피해 최소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