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경기. 득점에 성공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이 2년 만의 통합 우승 문턱에서 2번 연속 주저 앉았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에 먼저 2승을 거두고도 2연패를 당했다.
대한항공은 8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현대캐피탈과 챔프전 원정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0-3(23-25 23-25 29-31) 완패를 당했다. 지난 6일 3차전까지 2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다.
앞서 대한항공은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풀 세트 끝에 승리했다. 역대 20번의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이긴 팀은 11번 모두 우승했을 만큼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이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했다. 홈에서 열린 3, 4차전을 완승으로 장식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대한항공은 챔프전을 앞두고 외인 교체 논란에 휩싸였다. 정규 리그 1위를 이끌었던 주포 러셀의 대체 선수로 대한항공은 쿠바 대표팀 출신 미들 블로커 마쏘를 영입했다. 러셀과 임동혁의 포지션이 겹치는 데다 미들 블로커들이 부상을 당했다는 이유였다.
규정에 어긋나는 교체는 아니었지만 대한항공이 3시즌 연속 봄 배구를 앞두고 내린 결정이었다.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은 지난 2일 챔프전 1차전 뒤 대한항공의 외인 교체에 대해 "절대 공정하지 않다"면서 "국제 배구계에서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기 위해선 의학적 소견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대체 외인 마쏘의 공격 모습. 연합뉴스
여기에 대한항공은 석연찮은 판정 논란까지 겹쳤다. 2차전에서 5세트 13-14로 뒤진 가운데 현대캐피탈 레오의 서브가 오른쪽 라인에 걸친 것처럼 보였지만 아웃 판정을 받은 것. 비디오 판독에도 번복은 없었고, 대한항공이 이후 듀스 접전 끝에 승리했다. 만약 레오의 서브가 성공했다면 1승 1패를 만들 수 있었던 블랑 감독은 한국배구연맹 회장사인 대한항공의 상황까지 빗대 "승리를 강탈당했다"고 분노했고, 현대캐피탈의 재심 요청에도 비디오 판독은 정심으로 인정이 됐다.
논란의 판정이 자극이 됐는지 현대캐피탈은 안방에서 열린 3, 4차전을 완승으로 쓸어 담았다. 4차전 승리 뒤 세터 황승빈은 "2패를 당하고 천안으로 오면서 감독님과 '우리 집에서 축포를 터뜨리게 하는 일은 일어나지 말게 하자, 분노를 담아서 경기장에 녹여내자' 얘기했다"고 전했다.
챔프전부터 합류한 마쏘는 4경기 50점, 공격 성공률 61.54% 세트당 0.5블로킹으로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범실도 27개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은 4차전 뒤 "러셀의 서브는 스핀이 적어서 리시브하기 힘들었고 무서울 정도였다"면서 "마쏘는 블로킹이 높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은 오는 10일 5차전에 대해 "동기 부여가 될 경기이기 때문에 다시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면서 "우리나 현대캐피탈이나 이제부터는 결정적인 경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대한항공이 역대 최초 리버스 스윕 위기를 딛고 2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뤄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