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재 기자정부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로 신규 선박 건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안 선사들을 위해 '연안선박 현대화 펀드'의 지원 문턱을 대폭 낮췄다. 선박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 선가 구간을 2.5배 상향 조정했다.
개편된 펀드 첫 적용…완도~청산도 여객선 교체
해양수산부는 '2026년 제1차 연안선박 현대화 펀드' 사업대상자로 전남 완도의 청산농업협동조합(청산농협)을 최종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선정은 개편된 펀드 지원 기준이 적용된 첫 사례다.
기존 제도하에서는 선가가 60억 원을 초과할 경우 정부 지원 비율이 급격히 낮아져,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최근의 선박 건조 비용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해수부는 최대 지원(선가의 60%)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을 기존 60억 원에서 150억 원 이하로, 중간 지원(50%) 구간은 12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각각 2.5배 상향했다.
이번 조치로 청산농협은 건조비의 60%를 펀드 자금으로 확보하며, 섬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노후 여객선 교체를 확정 지을 수 있게 됐다. 청산농협은 전남 완도와 청산도를 잇는 여객선을 운영하고 있다.
'선지원 후상환' 시스템… 중소 선사 재무 부담 덜어
현대화 펀드의 최대 장점은 자본력이 약한 중소 선사도 '내 배'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금융 구조에 있다. 정부가 건조비의 절반 이상을 먼저 투입해 배를 짓고, 선사는 해당 선박을 운영하며 발생한 수익으로 15년에 걸쳐 원금을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특히 3년의 거치 기간을 두어 선박 건조 및 초기 운영 단계에서의 자금 압박을 최소화했다. 현재까지 조성된 2490억 원의 펀드를 통해 제주-완도를 잇는 '실버클라우드호' 등 총 11척이 이 혜택을 입었으며, 2024년부터는 지원 범위를 화물선까지 넓혀 연안 물류 전반의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1차 공모에 참여하지 못한 선사들을 위해 오는 6~7월 중 곧바로 2차 공모를 진행한다.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선박 설계 및 금융 컨설팅을 병행해 신조 발주 경험이 부족한 영세 선사들을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
김혜정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연안 선박의 현대화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가의 핵심 책무"라며 "위험 요소가 높은 노후 선박을 지속적으로 교체해 모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해상 교통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