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인데, 여기까지 가정간호 가능한가요?" 수화기 너머 들려온 목소리는 냉랭했습니다. "어렵습니다. 주행거리 기준 15km 이내까지만 가능합니다. 우리 기준으로 1시간 30분 거리요." A씨는 오늘도 병원에 전화를 돌렸지만, 남편에 대한 가정간호를 또 한 번 거절당했습니다.
A씨의 남편은 지난해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올해 초 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기관절개 시술을 받았고, 목에 튜브를 삽입한 채 24시간 병상에 누워 있습니다. A씨는 휴직하고 간병에 전념하고 있지만, 정기적인 가정간호 없이는 치료를 이어가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목에 삽입된 튜브는 한 달에 한 번 전문 인력이 직접 교체해야 합니다. 병원에 직접 가려면 사설 구급차를 불러야 해 비용 부담도 큽니다. 결국 가정간호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를 통해 딱 한 차례 방문진료를 받았지만, "이동 시간이 길고 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더 이상 어렵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가정간호는 환자가 병원이 아닌 집에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돕는 제도입니다. 환자도 '이득', 병원도 '이득'인데, A씨는 왜 거절당했을까요.
가정간호 운영 기준이 병원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시 자체가 의무가 아닌 데다 운영 범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없어, 어떤 곳은 '주행거리 15㎞ 이내', 어떤 곳은 '근거리 지역'으로 기준이 천차만별입니다. 실제 가정간호를 시행하는 병원도 많지 않습니다. 전국 병의원 약 6만 곳 가운데 246곳에 불과하고,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에 몰려 있습니다. 울산에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의사 대신 간호 인력을 활용하고, 가정간호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보건복지부도 제도 개선을 검토 중입니다.
A씨는 오늘도 병원에 전화를 겁니다. 이건 비단 A씨 가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병상 수가 부족한 초고령사회에 사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CBS노컷뉴스 송선교 기자가 취재한 내용,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관련 기사 :
"여기까지 가능한가요?"…격오지 거주자 '가정간호' 사각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