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한화 선발 류현진. 연합뉴스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괴물' 류현진이 마침내 고척 잔혹사를 끊어내며 한미 통산 200승 고지를 향한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다.
류현진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1-5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시즌 4승째이자 한미 통산 199승을 달성했다.
그동안 류현진에게 고척돔은 유독 가혹한 땅이었다. KBO리그 복귀 첫해였던 2024년 4월 5일 4⅓이닝 9실점의 악몽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수차례 호투하고도 고척 키움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강력한 구위와 타선의 폭발적인 지원을 앞세워 마침내 고척 마운드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 초반부터 흐름은 완벽했다. 1회초 노시환의 만루 홈런이 터지며 4점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말 안치홍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최주환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2회와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하는 완벽한 투구로 키움 타선을 압도했다.
위기도 있었다. 팀이 8-0으로 앞선 4회말 연속 안타와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을 내준 뒤, 5회말에는 폭투와 안치홍의 2타점 적시타가 겹치며 3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를 땅볼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쳐 베테랑다운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팀이 9-3으로 앞선 6회초 조동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후 타선이 추가로 2점을 더 뽑아냈고, 불펜진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류현진의 승리가 확정됐다.
한화 류현진, 한미 통산 199승 달성. 연합뉴스경기 후 류현진은 "한미 통산 199승과 고척 첫 승은 큰 의미 없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어 "경기 초반 점수가 나다 보니 편하게 던졌다"며 "내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준 덕분에 이긴 경기"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기선을 제압하는 만루 홈런을 터뜨린 노시환에게 "다음 등판 때도 홈런을 쳐줬으면 좋겠다"는 진심 섞인 농담을 전했다. 이에 노시환은 "그날은 무조견 이겨야 하고, 꼭 홈런을 치겠다"고 다짐했다.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해 신인왕과 최우수 선수(MVP)를 동시 석권하며 전설을 써 내려간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98승을 거둔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빅리그 통산 78승을 기록하고 2024년 친정팀으로 복귀한 그는 복귀 첫해 10승, 그리고 올 시즌 승수를 추가하며 대기록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고척 악연을 털어낸 류현진은 이제 대망의 한미 통산 200승 금자탑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