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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등판에 정부는 긴급조정 배수진…삼전 노사 손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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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이재용 등판에 정부는 긴급조정 배수진…삼전 노사 손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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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 사흘 앞두고 가까스로 대화 테이블 마련돼
    삼성 노사, 오늘 오전부터 중노위 중재 하에 협상
    국무총리 '급조정권' 언급…자율합의 압박
    반도체 파업 현실화 여부, 사실상 이번 협상에 달려

    일본 출장을 마치고 급거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머리 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일본 출장을 마치고 급거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머리 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과급 지급 문제를 놓고 갈등을 거듭해 왔던 삼성전자 노사가 노동조합이 예고한 파업일을 불과 사흘 앞두고 사실상 최종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 앉는다.

    반도체 파업에 따른 국민적 우려가 일파만파 커진 상황에서 지난 주말 사이 정부가 막판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첫 사과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어렵게 마련된 마지막 협상 기회다. 여기에 김민석 국무총리가 파업 시 긴급조정 조치를 단행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노사 모두 부담이 커진 만큼 극적 타결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용 회장 사과·김영훈 장관 조율 끝에…파업 사흘 앞 막판 협상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한다. 고용노동부 장관 소속 기관으로서 노사 갈등을 조정하는 중노위의 중재 하에 양측이 다시 한번 대면하는 자리이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새벽까지 이어진 사후조정 회의가 빈손으로 종료된 이후 사측과 중노위의 추가 교섭 설득에 노조가 쉽게 응하지 않으면서 파업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지만, 주말 사이 가까스로 대화의 문이 열렸다. 이재용 회장이 세 차례 고개를 숙이며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협상 재개를 위해 직접 발로 뛴 데 더해 노조도 빗장을 풀고 응답한 결과다.
     
    일본 출장 중이었던 이 회장은 노사 협상 공전으로 사태가 악화하는 걸 심각하게 보고, 일정을 조정해 귀국하며 혼란한 상황에 대해 국민과 글로벌 고객들에게 사과했다.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첫 사과다.
     
    이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하면서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그리고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현 상황과 관련해 노조를 향한 메시지도 처음 내놨다. 그는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다"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 우리 한 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이처럼 사태 해결 의지를 밝힌 당일, 교섭 재개를 위한 노조의 요구 사항도 받아들여졌다. 사측 교섭대표위원이 여명구 DS부문 피플팀장(부사장)으로 교체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노사 간 가교 역할을 했다. 김 장관은 지난 15일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있는 노조 사무실을 찾아 노조의 교섭 재개 조건을 청취했고 이튿날 곧바로 경영진을 면담하며 대화의 물꼬를 텄다.
     
    그러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교섭 재개 의사를 밝혔다. 여명구 부사장과의 만남도 즉시 이뤄졌다. 여 부사장은 협상을 이틀 앞두고 노조 사무실을 찾아 노사 신뢰가 깨진 데 대해 사과하며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노조도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최 위원장은 전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김민석 총리 긴급조정 공론화까지…입장차 크지만 파업은 노사 모두에 부담

    노사가 다시 만나면서 합의 동력이 되살아나자 정부도 파업 만큼은 안 된다며 배수진을 쳤다. 어렵게 되살린 대화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파업 시 발생할 국가적 피해를 경고하는 동시에 긴급조정권 가능성을 언급하며 노사 결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선 것.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18일(내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노사 모두 이 자리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은 단 하루만 정지돼도 최대 1조 원에 달하는 직접적인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 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사 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긴급조정은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칠 위험이 있을 때 발동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긴급조정권을 행사하면 노조는 즉시 파업을 중단해야 하고, 이후 30일간 모든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이 기간 내에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중재안이 나오면 노사는 이를 단체협약과 동일하게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
     
    정부 메시지에 노조 측도 일단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총리 담화 직후 언론 공보 SNS를 통해 "긴급조정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은 없지만, 삼성전자 노사 화합이 될 수 있도록 사후조정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여명구 부사장과의 만남에서 확인한 대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긴급조정권 가능성에 압박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사 입장 차가 워낙 커 합의를 이룰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양측은 전날에도 사전 만남을 갖고 사측의 새로운 제안을 중심으로 의견 조율을 시도했지만, 결국 노조의 반발로 귀결됐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영업이익의 13~15%를 떼어내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걸 제도로 못 박자는 것이다.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앞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하기로 고정한 만큼 유사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요구다.

    사측은 새 제안에 연봉의 50%로 상한을 둔 기존 성과급 제도의 큰 틀은 유지하되, 이와 별도로 반도체 사업 담당인 DS부문은 영업이익 200조 이상 달성 시 해당 이익의 9~10%를 재원 삼아 특별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지급 체계를 '3년 지속 후 재논의 한다'는 문구도 제안에 포함됐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 고정화라는 노조 요구를 특별포상제와 지속 기간 명문화로 일부 수용한 것으로도 보이지만, 노조는 '후퇴안'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결렬로 마무리됐던 사후조정 회의 당시 중노위의 검토안보다도 퇴보된 내용이라는 것이다. (관련기사: '긴급조정권' 언급에…삼전 노조 "사측 태도 변화, 굴하지 않겠다") 최승호 위원장은 사측과 접촉 결과를 전하며 "정부의 긴급조정 언급 이후, 회사의 태도도 변화한 것 같다"며 "긴급조정이 이뤄지면 피해가 클 것이라고 조합을 압박하지만,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막판까지 냉각 기류가 흘렀지만, 양측 모두 파업에 따르는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은 양보를 통한 타협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노조 입장에서는 긴급조정이 발동되는 순간 가장 강력한 무기인 파업권이 즉시 무력화된다는 점이 뼈아프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노조에 한 발 양보하는 편이 중재안을 받아드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삼성전자 측에서도 노사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반도체 생산은 물론 글로벌 신인도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노동법 전문가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총리의 대국민담화는 파업에 대한 여론 공감대는 약하고 사측 노력이 생각보다 신속하게 나온 점을 고려한 판단"이라며 "노사 자율합의에 좀더 박차를 가하기 위해 긴급조정이라는 배수진을 확실하게 쳐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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