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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방송은 국민들 ''우향우'' 시키고 공익성도 무너질 것"

사회 일반

    "조중동 방송은 국민들 ''우향우'' 시키고 공익성도 무너질 것"

    헌재, "유효 아니다" 발언 속, 미디어법 재 논의 불씨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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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이 "유효하다는 뜻이 아닌 국회에서 문제점을 처리하라는 뜻"이라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과 법제처장의 해석이 나오면서 미디어법 논쟁이 또다시 불붙었다.

    17일 오전 10시 30분, 전북 전주시 서신동 민주당 장세환 의원 사무실에서는 학계와 언론,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토론자로 나선 가운데 ''언론악법 재논의를 위한 대 토론회''가 열렸다.

    2백여명의 방청객들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미디어법 통과에 항의하며 사표를 던졌던 장세환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MB정권은 중차대한 언론관계법을 개정하면서 국민의 여론은 안중에도 없이, 과거 개발독재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밀어부치기식 신종 독재를 일삼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장의원은 "헌재 고위관계자나 법제처장이 국회 스스로 문제점을 풀라고 말한 것은 언론악법이 태생적으로 위법성을 안고 있음을 시인한 것"이라며 "끝까지 언론악법 저지를 위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권혁남(전 한국 언론학회장, 전북대 신문방송학과)교수는 "MB의 언론 장악 의지는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한 뒤, 발제를 담당한 정용준(호남언론학회장, 전북대 신문방송학과)교수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정 교수는 발제를 통해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 정책은 무조건 비난만 하기보다는 충분히 검토해 볼만한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비난을 사기에 충분한 행태들을 보이면서 언론계는 물론, 학계, 시민들에게까지 눈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MB 미디어 정책의 핵심 2가지로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 참여와 함께 MBC민영화를 꼽았으며 "미디어 사유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프랑스 등 서구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추진됐지만, 모두 실패했음이 검증된 정책"이라고 짚었다.

    특히 MB측근의 언론계 전진배치와 관련해 "과거 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도 언론계에 측근을 심기는 했지만, MB처럼 막강한 권한을 가진 방송통신위원장에 ''형님''의 친구를 앉히는 등 선거캠프 공보보직 40명 가운데 무려 12명을 언론계 수장으로 앉힌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교수는 "미디어법 개정이 시급하고 당위성 있다면 방통위원장이 전국 각 지역을 돌며 계란 세례를 당하더라도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국민들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말한 뒤 "무엇이 두려워 이처럼 강행처리 일변도로 나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미디어법 개정은 밀어부치기식으로 갈 것이 아니라, 이런 논의와 설득을 토대로 현 정권이 아니더라도 차기 정권에서 절차적 민주성을 확보한 이후 추진해도 될 것"이라며 "대기업과 신문의 방송참여는 충분히 논의할 사안인 만큼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국민들과 소통하며 추진하는 융화 모드가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토론에 나선 김승환 (헌법학회장, 전북대 법대) 교수는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끌어들인 허구임에도 조선시대 명의 ''허준''의 스승이 ''유의태''이고, 선덕여왕 시설 ''미실''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것은 방송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반증하는 대목"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교수는 " ''무효도, 유효도 아니다''라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국민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고, 또 국회에서 일사부재의 원칙이 침해당하는 나라는 없다"며 헌재를 질타한 뒤 "국회 재논의 과정에서 야당의원들이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다시 들고나왔을 때 분명한 선을 긋고서 결단을 내린다면 헌재로서도 구겨진 위상이 다시 설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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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토론자로 나선 장낙인(전북 민언련 공동대표, 우석대 신문방송학과)교수는 "이미 MB정권이 내세운 글로벌 미디어나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은 ''빛좋은 개살구''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종합편성 채널과 보도 채널이 케이블 TV를 통해 진입할 경우,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지상파와 케이블 TV간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이 빚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지상파 방송에 비해 케이블 채널은 규제가 약해 선정성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다시 지상파들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연결되면서 방송의 ''건강성''이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게 장 교수의 경고.

    이어 장 교수는 KOBACO에 대해 헌재가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린 이후 민영 미디어렙 문제 부상하면서 끼워팔기 등이 없어질 경우 지역 방송은 존립 자체를 위협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헌 전주 MBC 노조위원장은 조,중,동 종합편성 채널이 진입할 경우 지역성은 무시된 채, 정권 홍보방송으로 전락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면서 사회 건강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한나라당쪽에서 "요즘 MBC뉴스가 많이 좋아졌다"라는 평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MBC가 색깔을 잃어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속내를 털어놓았으며, "엄기영 사장과 청와대가 상당히 거리를 좁혀가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회동할 것이란 말까지 나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피력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신규 종편 채널이 진입할 경우 치열한 광고 수주 경쟁 속에서 자연적으로 지역방송 광역화가 거론될 것이고, 그럴 경우 지역소식은 아예 사라질 것이라며, 지역성과 시민들 의견을 무시한 채 추진되는 언론악법에 대해서는 끝까지 투쟁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사회를 맡은 권 교수는 "''조,중,동에게 방송 주는 게 무슨 문제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언론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구"라고 전제한 뒤 "현재 신문시장에서 조,중,동이 80%를, 그리고 한겨레나 경향 등이 나머지 10%를 점유하고 있는데 조,중,동 방송이 등장할 경우 국민의 시각이 보수화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영기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요즘 방송사들은 시사 토론프로그램을 모두 생방송에서 녹음 방송으로 바꾸는 등 알아서들 기고 있다"며 방송사들에 일침을 가했다.

    김 위원장은 헌재의 판결과 관련해 "헌재는 이미 역사적 수명 다 했다고 본다"고 잘라 말한 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은 현실성을 상실한 말이며, 악법은 반드시 무효로 만들어야 하고 그 사명이 바로 언론인과 학자, 그리고 시민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또 국회의원들의 사표제출에 대해서는 그 수가 적어 빛이 바랬고, 피해 당사자들이라 볼 수 있는 지역방송 현업자들도 MBC 제외하고는 투쟁 강도가 너무 약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 뒤, "모쪼록 언론악법 재논의의 불씨를 살려 활화산으로 타오를 수 있도록 하자"며 말을 맺었다

    마지막 토론자인 노현정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언론악법 추진 과정은 잔혹했고, 또 앞으로도 잔혹할 것"이라고 입을 뗐다.

    노 사무처장은 "대기업이 방송을 가졌을때 폐해는 이미 신문을 통해 지켜봐왔듯이 사실을 입맛에 맞춰 재단할 것이며, 종편 채널의 진출로 지역성 소외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사회적 책임감도 상대적으로 약해 선정성 등으로 인해 미래세대에 악영향 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사무처장은 "현재 진행되는 과정이 답답하고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대충 넘어간다면 사회 건강성이 위협을 받을 것이며, 멀지 않은 미래에 그 폐해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기에 모두 관심가지고 지켜보고 참여하자"고 촉구했다.

    방청객 질의 순서에서 교편을 잡다 정년퇴직을 했다는 60대 남성은 "모든 정책에서 정부 시책이 결정되면 지역은 안중에도 없다"며 지역성 소외를 다시 짚었다.

    이 남성은 "미디어법 개정과정을 지켜보면 ''강행''과 ''저지'' 사이에서 골깊은 갈등이 계속돼 당사자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자신을 비롯한 다수 국민들은 그저 답답할 뿐"이라며 한 숨을 내쉬었고, 이에 사회를 맡은 권 교수는 "우리 학자들의 심정 역시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언론악법 재논의를 위한 이런 토론회가 마련된 것이라고 본다."고 방청객 발언에 공감을 표하며 토론회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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