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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카 사기'' 갑부들 줄줄이 당했다

    • 2010-07-05 08:19

    "부가티 베이론·엔초 페라리, 20% 싸게 팔아요"

    한 자동차 딜러가 ''부가티 베이론'' ''엔초 페라리'' 등 이른바 ''드림카''로 불리는 초고가 외제차를 여러 사람에게 중복으로 판 뒤 수백억원을 가로채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같은 혐의(사기)로 자동차 딜러 김모(38)씨 검거에 나서는 한편, 인터폴에도 지명수배를 요청했다고 5일 밝혔다.

    김씨는 최소 100억원 이상을 챙겨 지난달 초 홍콩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커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 산산조각난 드림카 꿈=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사기 행각에 이용한 차량들은 정식 수입업체를 통해 구입할 경우 10억원대를 호가하는 ''슈퍼카'' 15대다.

    엔초페라리의 경우 9억 1700여만원, 부가티 베이론 16.4는 11억 6800여만원에 이른다.

    잠적한 김씨는 서울 강남 한 자동차 수입업체 소속의 이른바 ''그레이임포터''(Gray Impoter). 직접 소규모로 외제 차량을 사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비공식 수입업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김씨는 "시가보다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며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선뜻 고가의 외제차를 ''지르지'' 못해온 자동차 마니아들에겐 ''달콤한 유혹''이었다.

    김씨는 수입면장 서류와 임시번호판을 보여주며 차량들을 판매했다.

    고객들은 정식 등록절차가 남아있긴 했지만, 서두르지 않으면 다른 마니아에게 기회를 빼앗길까봐 대금을 선납했다.

    이렇게 김씨가 받아챙긴 대금만도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100억원. 한 술 더 떠 김씨는 차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애마''가 도착하길 기다리던 구매자들은 약속한 차량 인도 날짜에 김씨를 볼 수 없었다.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을 때는 이미 김씨가 홍콩으로 도주한 뒤였고, 슈퍼카마다 여러 장의 압류 딱지만 붙어있었다.

    경찰은 차량 4대를 압수하는 한편, 나머지 차량들의 소재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 속칭 ''나까마''의 위험한 유혹
    = 경찰은 "공식 수입업체가 아닌 그레이임포터를 통해 수입 차를 구매하면 자칫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레이 임포터'' 가운데는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고 뒷거래를 통해 확보한 물건을 판매하는 중개상인, 속칭 ''나까마''도 끼어있다는 것. 하지만 자동차 마니아들이 이같은 위험성을 알면서도 선뜻 대금을 선납한 건 국내에 공식업체가 없는 외제차를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또 실제로 달아난 김씨의 얘기처럼 ''그레이 임포터''를 통할 경우엔 중간 마진이 사라지므로 최대 20%가량 싸게 외제 차량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레이 임포터'' 대부분이 소규모 회사나 개인이다 보니, 김씨와 같은 사기행각을 벌여도 고객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경찰 한 관계자는 "이들은 해외에서 도난당한 차량을 몰래 들여와 판매하기도 한다"며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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