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이 14일 저녁 긱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린 로컬밴드 '오! 부라더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류승일기자/노컷뉴스)
이명박 서울시장의 ''오해''가 마침내 풀렸다.
지난 7월 인디밴드 ''카우치''의 알몸노출 파문 후 "(밴드)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서울시 행사에 출연을 제한하라"고 발언한 이명박 시장이 홍대 앞에서 활동중인 밴드들의 공연을 직접 관람한 뒤 ''후원''까지 약속했다.
이 시장은 14일 저녁 서울 신촌의 ''긱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린 ''클럽문화 바로알기-결식아동 돕기'' 콘서트에 참석해 한 시간동안 로컬밴드 ''오! 부라더스''의 공연을 지켜봤다.
이번 관람은 ''블랙리스트'' 발언 뒤 클럽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오! 부라더스'' 측이 자신들 공연에 이 시장을 세 번째 초청한 후 처음 성사된 것이다.
입고있던 겉옷까지 벗으며 공연에 열중한 이 시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박수만 치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어깨와 고개를 흔드는 ''적극적 행동''을 취하며 공연을 즐겼다.
더욱이 미리 자리를 채우고 있던 80여명의 관객들이 공연 중 입장한 이 시장의 방문을 알아채지 못한 것도 재미를 더했다.
무대에 오른 ''오! 부라더스''가 웃으며 "이명박 시장님을 초청했는데 왠지 점퍼를 입고 오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운을 띄우자, 그제서야 이 시장의 관람을 눈치챈 관객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오! 부라더스''는 "만약 오셨다면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점퍼 대신 회색 가디건을 입은 이명박 시장은 손을 높이 들고 박수를 보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명박 시장은 "직접 와서 보니 매우 건전하고 비상업적인 순수함이 보인다"고 소감을 전하며 "어떤 방법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후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즉석에서 ''오!부라더스''에게 청계천 야외공연장에서 공연해 줄 것을 부탁했다.
특히 카우치의 알몸노출을 염두해 두고서 "작은 부분을 보고 전체를 오해한 것이 크다"며 피해를 입은 밴드들에게 간접적으로 사과했다.
공연 뒤 ''오! 부라더스''와 함께 인근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긴 이 시장은 멤버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건배를 제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자리에서 멤버들이 "사비를 털어서 음악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하자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이 최고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즐기는 스타일이고, 억지로 일할 필요도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명박 시장은 공연장 입구에서 ''오! 부라더스''의 음반을 구입하며 타이틀곡을 맞추는 ''센스''를 발휘해 공연 관계자들을 흥분시켰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