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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행이 훈장 ''막가는 10대''

    • 2010-09-14 09:23

    미성년 성범죄, 떡잎부터 수상하다

    청소년 성범죄가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이면서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리다는 이유로 무죄 방면되거나 피해자와 합의로 불문에 부쳐지는 경우도 많아 겉으로 드러나는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특히 처벌 받지 않는 유년시절 성범죄의 경험은 성인이 된 이후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CBS노컷뉴스가 미성년자 성범죄의 실태와 문제점 등을 시리즈 기사를 통해 고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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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월 서울 성북구의 모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남학생 4명이 단속이 허술한 술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중학교 1학년인 A양(13)을 불러 술을 마셨다.

    A양이 일부러 술을 많이 마시도록 유도한 남학생들은 술 취한 A양이 바람을 쐬러간 사이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했다. 약속대로 정모(17)군이 먼저 성폭행했고 나머지 친구들 3명 역시 차례로 망을 보면서 A양을 성폭행했다.

    그런데 동네 또래들 사이에서 이 끔찍한 사건은 오히려 무용담처럼 회자되기 시작했다. 주변 친구의 제보로 경찰에 적발돼 소년원에 송치된 이후에도 아이들은 크게 뉘우치는 기색이 없었다.

    한 남학생은 경찰조사에서 "솔직히 이번 사건 후에 잘못했다는 생각을 못했었다. 사건 후 이틀 정도는 친구들이 어땠냐고 물었고 조금 우쭐하고 흥분된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를 대동한 심리 상담에서는 이 같은 인식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아이들은 ''남자가 식사 등으로 여자를 대접하면 여자는 대개 성관계를 허락한다'', ''여자가 키스나 애무를 허용하는 것은 성관계를 허락한다는 뜻이다''는 명제에 긍정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겉으로는 피해자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고 말했지만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럴 수도 있죠 뭐"라는 대답이 주를 이루는 등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보호관찰소에 접수된 위 사례는 미성년자가 저지르는 성범죄의 전형을 보여준다.

    8개월 전 소년교도소 출소 후 치킨 배달을 하는 김모(17)군이 취재진에게 전해준 또래들의 성문화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보호관찰소를 다니고 있는 김군은 그들 세계에서 "강간은 하나의 경력"으로 치부된다고 말했다.

    김군은 "남자애들이 겉멋들어서 강제로 (성폭행)한 뒤에 나 누구누구 따먹었다 소문내고 다니고, 좋아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과시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면 그 여자애들은 소문 안 좋아져서 우울증 걸려 자살시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맥이나 평판이 최우선인 또래 집단에서 여학생을 강간했다는 사실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자랑거리''가 되고 있는, 끔찍한 현실이다.

    10대들이 저지르는 성범죄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발생이 잦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강간범중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5년 8.6%(6만7478명 중 752명)에서 2008년 11.4%(13만 4992명 중 1589명)로 높아졌고 상승률은 해마다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어진 활동가는 "10대들이 저지르는 성범죄가 성인 범죄 못지않게 대담해지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주목받지못하고 있다"면서 "어린 시절에 저지른 성범죄가 방치될 경우에 그대로 성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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