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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경기 전 심리적 압박감이 컸죠. 이긴 것도 좋았지만 경기 끝나니까 엄청 홀가분했어요."
양동이(27, 코리안탑팀)는 지난 4일 미국 켄터키주 KFC센터에서 열린 ''UFC on Versus 3'' 미들급 매치에서 랍 카몬스(30, 미국)에게 2라운드 4분 47초 만에 TKO승을 거뒀다.
"지금까지 가장 기뻤던 승리"라고 할만큼 양동이에게는 의미가 컸다. 그는 작년 10월 UFC 데뷔전(UFC 121)에서 크리스 카모지(25, 미국)에 1-2로 판정패했다.
UFC는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다. 양동이는 이번에 또 진다면 퇴출당할 수도 있었다. "두 달에 걸친 시합 준비기간 내내 심적인 부담감에 시달렸어요. 시합 마치니까 정말 날아갈 것 같더라구요."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낸 그의 목소리는 무척 밝았다.
시합도 그의 작전대로 풀렸다. 양동이는 1,2라운드에서 테이크다운과 펀치를 적절히 구사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1라운드 후반 서브미션 찬스가 있었는데 경기를 더 일찍 끝내지 못한 게 아쉬웠죠. 하지만 상대도 퇴출 압박에 시달리는 선수라서 사활을 걸고 하더라구요." 키몬스는 UFC전적 3승4패가 됐다.
종합격투기 전적 30전에 달하는 베테랑답게 키몬스는 노련했다. 하지만 양동이는 1라운드 후 승리를 확신했다고 귀띔했다. "''이 정도면 내가 충분히 해 볼만 하겠구나'' 싶었어요. ''2라운드에선 타격으로 승부를 걸자''고 맘먹었죠." 결국 그는 2라운드 종료 3초 전 파운딩 공격으로 심판 중지 선언을 이끌어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뭔지 깨달은 건 양동이에게 더욱 값진 소득이다.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절감했어요. 2라운드에서 기습적인 테이크다운을 허용한 것도 그렇고. 기술의 정교함을 더 가다듬고, 경험도 많이 쌓아야죠."[BestNocut_R]
양동이는 ''첫 승''을 거두며 일단 UFC에서 생존하게 됐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여전히 강자들이 득시글거리는 정글이 도사리고 있다.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앞으로 누구와 붙든 제 존재감을 증명하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강한 상대와 맞붙었을 때 이기려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죠."
"UFC 입성은 시작일 뿐 챔피언이 되어야 진짜 대단한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했던 양동이. 그는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을 즐겁게 내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