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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경력이 ''스펙''이면 독립운동은 범죄전과인가?

기자수첩

    일본군 경력이 ''스펙''이면 독립운동은 범죄전과인가?

    [변상욱의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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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 일본군 전력이 스펙이면 독립운동은 범죄경력?


    최근 5공 비리 인물로 정치비자금 때문에 법의 처벌까지 받은 고 안현태 씨가 국립현충원에 기습적으로 안장돼 사회적 비난이 일었다. 그 이후 전해진 소식은 과거 간도특설대에서 항일독립군을 토벌한 친일인사, 백선엽 씨의 현충원 안장이 결정됐다는 것이었다. 멀쩡히 생존해 있고 본인이 요청도 안 했는데 현충원 스스로 그리 결정하고 통보했다한다.

    국립 현충원 그곳엔 일본군 장교 출신의 대통령과 장군들, 간도특설대 출신장군들, 일본군 학도병은 영광이라며 가장 먼저 지원한 친일파의 아들 등 소위 ''''황군''''이라 불렀던 일본군, 만주군, 간도특설대 출신 인사 10여명이 묻혀 있다. 5.16, 12.12 두 번의 군사쿠데타에 가담해 권세를 누린 사람들도 줄줄이 누웠고 그 쿠데타를 막다 숨진 사람들도 나란히 누워 있다. 민족에 반하는 죄를 지어도 처신과 변신에 능하여 권세를 잡으면 묻힐 수 있는 곳이 어찌 나라가 세운 충렬의 현충원이 되겠나. 나라 빼앗기고 침략군에 들어가 독립군 토벌하고 침략전쟁 거든 것도 이제는 스펙이란 말인가? 쿠데타가 나라를 구한 공적인가?

    그런가하면 독립유공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다던 ''''독립유공자 명예의 전당'''' 계획은 땅을 마련 못해 지지부진이다. 2013년까지 국비 300억 원을 들여 건립할 예정인데 이곳에는 만2천여 명의 독립운동가 이름과 공훈이 새겨진다. 서울 용산공원에 세우기로 되어 있지만 서울시는 ''땅은 서울시 땅이고 시설은 국가시설이니 땅을 사든지 다른 땅을 내어 놓아야 용산공원 한쪽을 내주겠다''는 입장이다. 2009년에 짓자고 결정했으니 3년째 허송세월하고 있다. 광복회 관계자들이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1년 중 광복절 이 때뿐이다. 대통령에게 ''''독립유공자 명예의 전당(가칭)'''' 조속 추진이 건의되면 경청하여 제대로 추진하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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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화폐에 ''''대한민국''''이 없다

    국가의 정통성과 권위를 드러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국가유공자와 전몰장병에 대한 예우, 국가의 영토나 자국민이 외국에 의해 침해를 받을 때 내리는 단호한 조치 등이다.

    미국에서 110세 나이로 숨진 참전용사의 장례식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이 조문하고 국가적으로 조기를 내건 예가 그것이다. 아무 공도 세우지 않은 병사에게까지 이리하는 것은 조국을 위해 희생한 모든 용사를 향한 국가와 국민의 경의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국가의 정통성은 이렇게 형상화되어 국민이 가슴에 새겨지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 세운지 200년이 조금 넘어 역사와 전통이 짧은 미국은 이런 방식으로 국가의 정통성과 국격을 높여가는 것이다.

    또 화폐에 건국의 영웅이나 지도자의 초상을 새겨 넣는 방법도 흔히 쓰는 방법이다. 우리는 그런 것도 없지 않은가. 대한제국도 아니고 조선조 때 임금과 대신, 장군, 여류문인이 지폐에 모셔져 있다. 왜 ''''대한''''의 이름으로 독립영웅, 건국영웅, 전쟁영웅은 없을까? 불행히도 국민 대중의 존경을 받던 인물들은 정파싸움과 권력을 향한 욕망에 의해 제 역할을 다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그들에 대한 추모와 존경은 역사책이 외면하면서 흐릿하게 퇴색되었다.

    태국에서는 지폐를 절반으로 꼭 맞추어 접지 않고 한쪽이 길게 비대칭으로 접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지폐를 절반으로 대칭이 되게 접으면 지폐 가운데 인쇄된 국왕의 사진에 접힌 자국이 남아 훼손되기 때문이다. 혹 실수로 왕의 얼굴사진이 구겨진 지폐는 점포에서 가게 주인이 거절하는 수도 있다. 국왕의 사진마저도 생채기 날까 마음 쓰는 이것이 국가의 정통성이고 국격이다.

    ▣ 누가 민족과 조국에 침을 뱉는가?

    광복 후 초대 대통령은 왜 외면당하는 것일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건국 영웅으로서의 결격사유는 독재와 부정선거만이 아니다.

    1. 독립운동 진영의 분열 책임 및 불신임과 탄핵 : 임시정부 대통령 시절 미국에 눌러앉아 지내며 임시정부와 별도로 행동했고 미주교포의 독립운동성금을 독점해 독단적으로 사용했고 정무처리 에 무능했다는 이유로 탄핵 당함.
    2. 제주 4.3 항쟁 계엄령 선포.
    3. 반민특위 해체.
    4. 친일파 중용.
    5. 북한군 남침 허용 그리고 국민 방기 : 국민과 함께 한다 해놓고 ''''수도 서울을 사수하라'''' 녹음만 남겨 놓은 채 먼저 피신한 뒤 한강철교 폭파.
    6. 6.25전쟁 때의 민간인 학살과 국민방위군 비리.
    7. 정치적 경쟁자 의문사에 대한 의혹(최능진,김구,조봉암)과 장면 저격 의혹.
    8. 발췌개헌, 사사오입 개헌으로 헌법질서 혼란 초래하고 독재 강화.
    9. 3.15 부정선거
    10. 4.19 혁명 때 시민.학생에게 발포해 186명 사망자와 6천명 부상자를 남김.

    오죽하면 KBS의 이승만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광복회 회원 등이 가로막고 나서겠는가. 그 이후는 생략하자. 군부 독재의 암울한 시대에 이어 전직 대통령 끼리 3천 억 먹고 시치미 떼냐, 난 먹은 적 없다, 녹음기라도 틀어주랴, 정치적 의도가 뭐냐 ..... 이러고들 있으니까.

    14일 텔레비전 광복절 특집 프로그램에서 80대 어르신 한 분이 1945년 해방 당시의 기억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누가 무심코 길에 침을 뱉자 주변에서 ''''이제는 해방된 우리 조국인데 이 땅에 침을 뱉어 더럽히면 어떻게 하느냐''''며 질책했다.''''

    그 때는 이런 마음들이 가득했었다. 지금도 광복절이면 그 때를 떠올리며 다시 가슴 속에 이 마음을 채우는 것이 우리가 광복절을 맞아 해야 할 일이다. 국민이 그럴 수 있도록 자긍심과 자존감을 지탱해 주는 게 국가의 책무임을 제발 깊이 새겨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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