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3년도 새해 예산안 국회 제출에 즈음해 보육지원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3~4세의 경우 내년부터 누리과정에 포함돼 사실상 전면무상교육 체계에 편입되기 때문에 이번에 정부의 개편안은 0~2세아에 집중돼 있다.
보건복지부 최희주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은 24일 개편안과 관련해 "가정양육 확대를 위해 양육수당제도를 확대개편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보육지원 체계를 구축했다"며 밝혔다.
하지만 보육부분에서는 올해의 전면무상에서 한발 후퇴했고, 양육부분에서도 정치권의 목소리를 담지 담아내지 못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 ''전계층 확대'' 정치권 약속에 못미쳐 = 내년 3월부터 0~2세를 둔 소득하위 70% 이하 가정은 어린이집 이용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액의 양육보조금을 현금으로 지원받게 된다.
0세아에게는 20만 원, 1세아에는 15만 원, 2세아에는 10만 원이 각각 지원된다.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3~5세 아이를 둔 소득하위 70% 세대에도 월 10만 원이 제공된다.
지금까지는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차상위 계층에게만 각각 20만 원, 15만 원, 10만 원의 양육수당이 지급됐다.
양육보조금을 소득하위 70%로 확대한 것은 지난 2월에 발표한 정부 약속대로다.
정부안이 확정되면 양육수당 수혜 아동 수가 2012년 11만 2000명에서 2013년 83만 명으로 71만 8000명 늘어난다.
양육수당 지급범위가 확대된 것은 바람직하지만 소득 상위 30% 가정의 자녀 40만 7000명은 지원을 받지 못한다.
또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은 물론 새누리당도 0~5세 아이를 둔 전계층에 대해 양육수당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한 것과도 거리가 있다.
■ 0~2세 무상보육 ''후퇴'', ''재벌가 아이'' 발언 그대로 = 0~2세 아이에 대한 보육지원은 현재처럼 소득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지원된다.
하지만 시설에 직접 지급하던 기본보육료를 폐지하고 지원받은 양육수당에 더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바우처(아이사랑카드)로 부모들이 내도록 했다.
하지만 소득하위 70% 이상의 계층에 대해서는 양육지원금이 보조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들 가정의 자녀들은 유료보육이 되는 셈이어서 부부 소득을 합산하면 소득하위 70%를 벗어나는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올해는 어린이집에 보낼 경우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료가 전액 면제됐다.
■ 수입 줄어드는 어린이집 반발 = 획일적인 보육시간을 전일제·반일제로 나누어 실수요에 따라 이용 시간에 차등을 둔 것도 눈에 띈다.
맞벌이·취약계층은 현행대로 종일제 보육서비스를 지원받고, 시설이용이 덜 필요한 전업주부 등은 반일제 보육서비스를 지원받게 된다.
정부는 반일반 지원아동 중 26.4%가 7시간을 초과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한 육아정책연구소의 2010년 조사를 바탕으로 0~2세 전체 아동 76만 명 가운데 종일반과 반일반의 비율이 3:7 정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부 관계자는 반일제 보육료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종일제의 60%가량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일제 보육이 도입되면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금액도 줄어들어 가뜩이나 불만이 많은 민간어린이집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장진환 정책위원장은 "반일제를 만들어서 보육료를 삭감하는 것은 어린이집의 정상적인 운영을 어렵게 하는 것"이라며 "이래가지고는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