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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추진과 독단운영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는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내년 3월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교수들과 학생들로부터 퇴진압력을 받아온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스스로 퇴진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서 총장은 17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3월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 총장은 내년 1월 중에 이사회에 후임총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열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서 총장은 그러면서 오명 이사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오 이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서 총장은 "지난 2년 동안 오명 이사장이 이사회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면서 오로지 저의 사임만을 강요해 왔다"고 주장했다.
서남표 총장은 "오 이사장의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언행들로 인해 학교의 혼란이 가중돼 왔다"며 "자신을 내쫓기 위해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왔다"고 강조했다.
사퇴 배경에 대해 서 총장은 "대통령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오 이사장에게 수차례 전해 들었다. 실제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는지 오 이사장이 대통령 이름을 팔았는지 알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서 총장의 사퇴표명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7월 20일 카이스트 이사회는 서 총장을 해임하기 위해 계약해지 안건을 올렸다.[BestNocut_R]
그러나 당시 이사회에서는 계약해지안 처리를 연기한 바 있다. 이사회는 서 총장이 거취문제를 오명 이사장에게 위임하기 했다고 발표했었다.
서 총장은 2천6년 카이스트 총장으로 취임해 교수 정년심사 강화, 연구예산 확대 등 개혁작업을 추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과 독선적인 학교운영 스타일을 놓고 내부 구성원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