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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자신에게 정보를 제공해준 사람으로 지목한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이 법정에서 조 전 청장의 진술을 강하게 부인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전주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조 전 청장에 대한 첫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 전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관련 발언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조 전 청장은 1심에서 자신에게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관련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항소심 법정에서 "임 전 이사장과 단둘이 만난 자리에서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고 (임 전 이사장이) 검찰, 정계 전반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신뢰할 수 밖에 없었다"며 정보의 출처를 지목한 바 있다.
14일 법정에 출석한 임 전 이사장은 "조 전 청장이 강연을 했던 지난 2010년 3월 31일 이전에 단둘이 만난 적도 없고, 나와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는 하야트 호텔 일식당은 10년 전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뿐"이라며 조 전 청장의 주장을 전면부인했다.
"하야트 호텔에 2010년 예약자료가 남아있어 조회를 통해 드러날 수 있는데도 간 적이 없나"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조 전 청장에게 노 전 대통령 서거 전 청와대 여 행정관 명의의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다거나, 권양숙 여사가 민주당에 특검을 하지 못하도록 요청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조 전청장이 왜 증인으로 지목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임 전 이사장은 "저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2010년 이후 제게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는데 직접 물어봤다면 해명하지 않았겠나"고 의아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극동포럼 회장 직에 있을 때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은 있지만 독대한 사실이 없고 (조 전 청장에게) 독대했다고 말한 적도 없다"며 부인했다.
한편 임 전 이사장과 함께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김모 정보관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수사를 총괄했던 법무사 이모씨와 친분이 있어 사무실에 찾아갔는데, 사건을 두고 ''수사가 다시 시작되면 덮어진 사실들이 다시 나와 시끄러워 질 것''이라는 취지의 혼잣말을 해 조 전 청장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후 조 전 청장이 차명계좌 건에 대해 궁금해 했고, 이씨와 친분도 있었던터라 이후 수차례 더 찾아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물었다고 말했다. [BestNocut_R]
증인 신문을 마친 재판부는 "임 전 이사장의 진술은 조 전청장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것이 아니었다"며 "어떤 근거로 얘기했는지 차명계좌의 의미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곤란해했다.
조 전 청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은 다음달 4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