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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

    "다 늙었지만 사필귀정은 감사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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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이에게 민주화 운동 옳다고 말하니 15년 징역 구형-유신정부 회유 있었지만 거절하고 4년 넘게 감옥살이 -헌법재판소, 위헌판결 내리기까지 너무 시간을 끌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5월 16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추영현씨 (긴급조치 위반으로 복역)

    ◇ 정관용> 오늘 대법원이 박정희 정권 당시에 긴급조치 4호, 그걸 통해서 오랫동안 옥살이를 했던 추영현 씨에게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습니다. 무려 39년 만에 나이 여든을 훌쩍 넘기고서 누명을 벗은 그 당사자 추영현 선생님을 오늘 전화로 좀 만나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추영현> 네.

    ◇ 정관용> 우선 축하드리고요.

    ◆ 추영현> (웃음) 감사합니다.

    ◇ 정관용> 사필귀정. 이렇게 될 줄 알고 계셨죠?

    ◆ 추영현> 당연하죠.

    ◇ 정관용> 올해 지금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추영현> 지금 만으로 83세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긴급조치 4호 위반으로 구속되고 투옥되신 게 몇 년도였죠?

    ◆ 추영현> 74년이거든요.

    ◇ 정관용> 1974?

    ◆ 추영현> 74년 5월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39년 전이네요.

    ◆ 추영현> 네.

    ◇ 정관용> 긴급조치 4호가 뭐였죠?

    ◆ 추영현> 당시 서울 문리대. 지금은 달라졌습니다만 서울 문리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투쟁이었죠.

    ◇ 정관용> 민청학련이라는 모임 말이죠?

    ◆ 추영현> 민청학련. 그러니까 그것이 서울 문리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투쟁이죠.

    ◇ 정관용> 그런데요? 긴급조치 4호는?

    ◆ 추영현> 그걸 대상으로 해서 발동한 긴급조치입니다. 대통령 긴급조치입니다.

    ◇ 정관용> 민청학련 사건이라고 하는 것을 만들어낸 긴급조치가 긴조4호다.

    ◆ 추영현> 네.

    ◇ 정관용> 그런데 추 선생님은 그 당시에 대학생 신분이 아니잖아요. 그 당시 신문사 기자셨죠?

    ◆ 추영현> 저는 언론인이었습니다.

    ◇ 정관용> 경향신문, 그 당시 기자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 추영현> 아니, 그때는 내가 일간스포츠라는 것이 한국일보에서 창단해서 창단지에 편집부 차장으로 제가 근무하고 있던 신문입니다.

    ◇ 정관용> 네...

    ◆ 추영현> 한국일보입니다. 말하자면.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 사건에 연루되셨어요?

    ◆ 추영현> 영구집권의 수단으로써 기본권을 모두 유린하고. 박정희 정권이 잘못된 그런 역사적인 과오를 범하지 않았습니까? 이에 대해서 애국심이 불타는 학생들이, 서울 문리대학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민청학련이 정의로운 결사투쟁을 한 것이죠. 이에 대한 군사적인 철폐를 가했던 지난날의 역사적인 과오를 오늘 날 그래도 이만큼 민주화된 사회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런데 추 선생님께서 74년 5월 그때, 무슨 행동을 했다고 적발돼서 구속된 거예요?

    ◆ 추영현> 그런 걸 비판했다고요. 그 학생들을 애국적인 저런 민주화를 부르짖는, 기본권을 주장하는 학생들의 투쟁이라는 것은 정당한 것인데. 그 군사적으로 그렇게 막된 그런 철폐를 가하는 것은.

    ◇ 정관용> 그렇게 하면 안 된다?

    ◆ 추영현> 잘못된 것이다.

    ◇ 정관용> 그런 비판을 어디서 하셨어요? 광장 앞에 사람들 모아놓고 하셨어요?

    ◆ 추영현> 아니, 이게 무슨 연설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아는 자가 있었는데 그가 찾아와서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다가 민청학련의 투쟁, 그런 것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얘기하기 때문에 잘못된 것 같이 얘기하기 때문에 그것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잘못이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추영현> 적어도 그 애국심에 불타는 민주화를 부르짖는 서울대 학생들 중심으로 한 민청학련 투쟁은 옳은 것이다. 그렇게 얘기를 했던 것이 그게 저촉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아는 분하고 개인적으로 얘기하신 내용인데.

    ◆ 추영현> 그렇죠. 많은 사람을 대놓고 무슨 연설한 것도 아니고 무슨 누구를 설득한 것도 아니고.

    ◇ 정관용> 그런데 그게 어떻게 해서 사법당국에 고발이 됐죠?

    ◆ 추영현> 그러니까 나중에 알고 봤더니 나를 찾아와서 그런 얘기가 나오도록 한 것이 하나의 경찰 당국의.

    ◇ 정관용> 일부러 유도한 거예요?

    ◆ 추영현> 뭐라고 할까요. 앞잡이라고 할까요? 그런 역할을 한 것이고. (웃음) 완전히 이렇게 조작된 그런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함정수사였어요, 이를테면.

    ◇ 정관용> 그렇군요. 일부러 그런 말을 하도록.

    ◆ 추영현> 내가 언론인이기 때문에 그때 여러... 하여튼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모두 엮어서 잡아들이고 하는 판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추영현> 언론이기 때문에 나도 굳세게 한 인물이 된 것입니다, 결국은.

    ◇ 정관용> 그렇군요. 언론인도 하나쯤 있어야 되겠다. 함정수사식으로 해서 그런 말 하도록 유도해 놓고 그렇게 했다.

    ◆ 추영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말했다는 것 때문에 징역 몇 년 선고 받으셨죠?

    ◆ 추영현> 4년, 그러니까 그때 정상적인 재판도 아니고 군법회의예요. 보통군법회의, 그리고 고등군법회의. 이런 걸 거쳐서 단시일에 죄인으로 만들어서 나중에 형식상 대법원의 최종심의를 거쳐서 형을 확정지어서 한 4년 3개월을 내가 살았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선고받은 형은 몇 년이었어요?

    ◆ 추영현> 처음에 15년인데, 15년형을 받았는데 고등헌법에 의해서 3년을 깎아주더라고요.

    ◇ 정관용> 12년으로?

    ◆ 추영현> 네, 12년으로. 그래서 살고 있는데 정무부에서 와서 유신체제에 대해서 동의하고 찬성을 하면 언제든지 내주겠다고 그런...

    ◇ 정관용> 회유를 했군요.

    ◆ 추영현> 네. 저의 제의라고 할까. 그런 수작도 하고 그런 역경을 거쳤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옥살이가 억울하지만.

    ◇ 정관용> 그럴 수는 없다?

    ◆ 추영현> 자식들을 위해서도 내가 죄인 노릇은 할 수 없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추영현> 그렇게 저항했습니다.

    ◇ 정관용> 12년형을 선고받으셨고 감옥에 있는데 유신 지지하면 풀어줄 게 했지만 버티다가 무려 4년 3개월을 옥고를 치르고 나오셨군요.

    ◆ 추영현> 네, 그랬더니 그게 그걸로 끝난 게 아니고 8.15가 되니까 78년 8.15가 되니까 그때 한 4년 3개월 살았거든요. 그랬더니 8.15 가석방이니 해서 내줬어요. 4년 3개월을 살고.

    ◇ 정관용> 출소하신 후에 취직이나 어떻게 제대로 되셨었어요?

    ◆ 추영현> 그럼요. 내가 한국일보 돌아갈 수도 없는 제약 속에서 아무리 신문사에서 써준다고 해도 그때의 제약으로는 복직이 될 수도 없고, 그 굴레 속에서 나는 참 비참한 여러 가지 탄압 속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 정관용> 재심 신청해서 2011년, 2년 전에 고등법원 판결이 났는데 이게 대법원 판결 날 때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네요.

    ◆ 추영현> 너무 많이 걸렸어요.

    ◇ 정관용>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요?

    ◆ 추영현> 그 과정에서 그러니까 헌법재판소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헌법재판 1호를 제소를 했는데 나중에 9호도 제소를 하고 그랬는데 헌법재판소가 빨리 그런 걸 처리해 주면 되는데 말하자면 인원이 모자라니 등등 해서 참 어이없는, 시간을 끌어버리더라고요.

    ◇ 정관용> 위헌 판결 나는 데 시간이 걸렸다.

    ◆ 추영현> 그것도 얼마 전에, 불과 몇 달 안 됐습니다. 그때 헌법재판소가 백기완 씨 등등해서 걸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대통령 긴급조치. 선고를 했는데 물론 위헌선고를 했죠. 그것이 나오니까 그걸 보고 대법원도 그렇게 선고를 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사이에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까지 거치느라고 사건이 오래 걸렸지만.

    ◆ 추영현> 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 정관용> 아무튼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역사는 사필귀정입니다.

    ◆ 추영현> 감사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다 늙어서 큰일 났습니다. (웃음) 여생이 얼마 안 남아서 모릅니다마는.

    ◇ 정관용> 건강하게 사셔야죠. 고맙습니다.

    ◆ 추영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추영현 선생님의 목소리 함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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