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8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 후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3개의 축이 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북핵 외교와 관련해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에 출석해 한 말이다. 6월 한달 동안 예정된 북한 고위 인사의 방중,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의 만남, 한중 정상회담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기간 북핵 문제의 핵심 당사자들이 집중 접촉하면서 국면 진전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일단 북한의 핵 협상을 도맡아왔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장이 18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그는 19일 장예쑤이(張業逐)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전략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북한 고위 인사의 방중 일정을 중국이 밝힌 것도 이례적이지만 만남의 형식이 '전략대화'라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국가 대 국가의 만남이라는 인상을 주는 '전략대화'라는 표현은, 앞서 중국이 북한과 '일반 국가 관계'라고 밝힌 것과 맥이 닿아 있다.
19일은 또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가 워싱턴에서 만나는 날이기도 하다. 한미일은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론 면에서 중국과 이견을 보여왔다. 중국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할 때, 한미일은 북한이 진정성 있는 행동을 선행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같은 날 중국을 방문한 김 제1부상이 남북당국회담 무산 및 미국에 대한 고위급회담 제의 배경 등을 설명하면서, 북미 대화를 위해 중국이 미국을 설득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북미대화의 조건을 낮출 수 있도록 중국이 역할해 달라는 부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곧바로 21일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베이징을 찾는다.
숨가쁜 북핵외교의 하이라이트는 27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역할론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협조 약속을 얼마나 받아오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12일 남북 당국회담이 '격' 문제로 무산되면서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는 최대치로 높아져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장관은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 "한중 미래비전에 북한의 '비핵화'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30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는 남북 외교장관이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남북은 ARF 의장 성명에 비핵화 이행을 문구로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도 치열한 외교전을 펼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이 자리에서는 한미중 3국의 회동도 가능한데,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은 강력한 압박 메시지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