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국악계의 최고들이 뭉쳐 선보이는 평화의 울림, 소리극 '아리랑'이 초연된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26일~3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대표브랜드(국립국악원이 보유한 자원의 무대 작품화 악(樂) 가(歌) 무(舞) 일체의 공연형식과 더불어 동시대인들과의 공감을 위한 새로운 창작이 합쳐진 형식의 작품) 소리극 '아리랑'을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아리랑을 기념하고, 아리랑을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 선보이는 데 의미가 있다.
소리극 '아리랑'은 국내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오태석과 국악 작곡계의 거장 박범훈의 만남으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음악을 맡은 박범훈은 자진 아리, 해주아리랑, 독립군 아리랑, 상주 아리랑 등 우리 귀에 익숙한 아리랑과 새로 작곡된 아리랑을 극 속에 담아내며 아리랑의 가치를 새롭게 전달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들의 탄탄한 소리로 엮어간다.
마당놀이의 구조를 활용한 열린 무대와 시선, 대사의 시적인 운율, 즉흥성과 의외성, 생략과 비약을 활용한 한국적인 연출기법은 판소리가 관객과 호흡하며 완성되듯 이번 작품 역시 전통적인 요소와 열린 구조로 관객을 맞는다.
연출을 맡은 오태석은 “국립국악원과 함께하는 작업을 꿈꾸었다. 지난 45년의 연극 세월을 집대성한 이번 작품이 ‘아리랑’이라는 소재와 맞물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품이 되길 기대한다” 라고 전했다.
내용은 한반도가 통일이 된 2018년의 어느 날을 배경으로, 홍범도 장군(1868-1943)의 유골을 고국으로 봉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화를 그린다. 만주에서 백두산까지의 여정을 담은 이번 작품은 ‘아리랑’의 다채로운 선율과 어울리며 판타지적인 요소가 더해진다.
남편 홍범도를 기다리는 122세의 아내, 메마른 아랄호수에 드리는 기우제, 백두산 호랑이, 크즐오르다 소재의 고려극장 등 기존 연극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판타지의 향연이 펼쳐진다.
극 중 다양한 사건들을 하나의 서사로 이어주는 ‘아리랑’은 이 작품의 핵심축이다. 다양한 감정들이 ‘아리랑’으로 변주되고, 중국과 러시아의 민요도 등장한다. 아리랑이 더 이상 한을 품은 애절한 노래가 아닌, 한민족을 하나로 이끌고 고국으로 돌아오면서 부르는 노래, 그리고 이를 맞이하면서 기뻐 부르는 노래의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홍범도 장군은 1920년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대승으로 이끌었으나 1926년 소련군에 의해 무장해제 당하고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송되었다. 이후 크즐오르다 소재의 고려극장 수위로 지내다 75세에 타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