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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여름밤의 낭만, '서울성곽 달빛 산책'

여행/레저

    시원한 여름밤의 낭만, '서울성곽 달빛 산책'

    [서울의 재발견] 서울한양도성의 밤은 서울의 낮보다 아름답다

    장맛비가 한차례 지나가고 다시 더위가 찾아왔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의 계절, 상쾌하고도 낭만적인 산책은 꿈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다. 이런 때 도리어 진가를 발휘하는 시원한 여름밤 낭만 산책 코스가 있다. 바로 서울한양도성 달빛 산책로다.

    노을이 채 가시기 전에 성곽을 비추기 시작하는 아름다운 조명과 성곽 너머의 화려한 서울 도심 야경이 따라오는 가지런한 산책길. 그리고 낮의 무더위를 지워버리는 시원한 밤 공기. 분명 서울한양도성의 밤은 서울의 낮보다 아름답다.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서울한양도성 달빛 산책 코스를 지금부터 소개한다.

    동쪽의 낙산, 남쪽의 남산, 서쪽의 인왕산 그리고 북쪽의 북악산, 이렇게 서울한양도성이 흘러도는 네 개의 산(內四山) 성곽 구간 중, 편안하고 낭만적인 달빛 산책이 가능한 곳을 골랐다.


    ◈ 낙산 구간

    서울한양도성의 동쪽, 대학로 바로 뒤편에 자리잡은 ‘낙산’의 높이는 125m.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과 똑같은 높이지만, 정상을 향해 가는 성곽 달빛 산책로의 운치는 몽마르뜨 언덕에 비할 바가 아니다. 조명이 비치는 성곽의 풍치와 성곽 너머 야경의 아름다움, 도심 속 접근성과 산책의 편의성의 탁월함을 감안할 때, 낙산은 아직 그 가치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서울의 보석과 같은 장소다.

    낙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낙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낙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혜화문의 길 건너 편 나무데크 계단에서 산책을 시작하자. 시간은 조명이 들어오는 밤 8시부터. 지하철로 4호선 한성대입구 전철역 4번 출구에서 나와서 50m 전방이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산책로는 낙산 정상까지 약 1km 가량 이어진다.

    낙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낙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낙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오른쪽에 성곽이 이어지고 왼편에 장수마을 등 성곽마을이 따라오는 완만한 산책로를 20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 낙산 정상에 도착한다.

    낙산 정상까지 성곽 바깥쪽 산책로로 걸어왔으니, 정상에서는 성곽 안쪽으로 진입하는 암문으로 들어가자. 낙산공원으로 들어온 것이다. 여기서 공원 오른쪽 성곽길을 따라 걸어내려가보자. 도성 안에서 내다보는 성곽 너머의 서울 야경이 새롭게 펼쳐진다.

    도성 안쪽을 보면 도심 야경과 함께 서울을 둘러싼 북악산과 인왕산 그리고 남산의 윤곽이 펼쳐지고, 낙산 바로 밑에는 대한민국 공연의 메카 대학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낙산이 품은 대학로 예술인들의 저변으로 보나, 낙산 주변 성곽마을의 골목길 정취로 보나, 낙산에서 바라보는 서울 야경의 아름다움으로 보나, 서울 낙산의 저력은 파리 몽마르뜨의 매력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이곳 낙산 서울성곽 달빛 산책을 통해 실감하게 될 것이다.

    낙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낙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낙산 성곽 너머로 보이는 풍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낙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야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 남산 구간

    보통 남산 성곽길이라고 하면, 남산 남측순환로와 정상까지의 계단길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남산 동북쪽 아래 자락을 따라 흘러가는 장충동과 신당동 경계의 도성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장충체육관에서 동호대교를 향해 가는 동호로로 가다보면, ‘동호로 17길’이라는 작은 길이 나오는데, 바로 이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성곽이 남산까지 뻗어 올라간다.

    장충동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장충동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장충동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이 동호로 17길 성곽 산책로가 아주 말끔하면서도 운치 있게 정비돼 있으니 한번 꼭 산책해보길 추천한다. 조경과 조명 그리고 성곽의 모습이 잘 어우러진 길이다.

    세종 당시의 오밀조밀하면서도 가지런한 성곽 축성 방식도 잘 감상할 수 있다. 좀 더 가면 반얀트리호텔 방향으로 성곽이 올라가는데, 이 구역이 반얀트리호텔 사유지라 저녁 6시 이후 야간 통행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이 곳 동호로 17길의 성곽 달빛 산책로는 길이가 그다지 길지는 않다는 점을 유의하자.

    장충동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장충동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장충동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이제 본격적으로 남산 속으로 진입해서 성곽길을 걸어보자.

    산책은 지난해 개방된 남산성곽공원 밑에서부터 시작한다. 힐튼호텔 건너편 지점이다. 이 시작점에서 바라본 성곽의 조명과 그 너머 남산 서울타워의 묘한 조화가 인상적이다. 이 풍경을 바라보며 걸어 올라간다.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남산성곽공원을 지나면 분수대를 만나게 된다. 분수대를 지나 남산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길로 오른다. 남산의 높이가 265m. 비교적 가파른 계단길이니, 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는 성곽과 주변 야경을 감상하며 쉬엄쉬엄 걷는다. 특히 계단길 중턱에 있는 ‘잠두봉 포토아일랜드’에서 서울 도심 야경을 감상하는 것은 필수 코스.

    계단길을 천천히 20분 가량 걸어 올라가면 남산 정상을 만난다. 운동이 꽤 되는 코스라고 보면 된다.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남산 성곽 계단길 너머 보이는 야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남산을 오르는 이들이 의외로 남산을 지나는 서울한양도성에는 눈길을 그다지 주지 않는다. 성곽이 지나는 그 자리에 봉수대가 놓여있지만, 봉수대는 기억해도 성곽에는 큰 관심이 없다.

    도성 성곽이 아니더라도, 남산은 잘 정비된 산책로와 화려한 야경만으로도 이미 시민들에게 충분히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남산의 현대적인 야경이 역사 유적인 도성 성곽과 어우러질 때 그 경관은 더욱 빛을 발한다는 사실에 이제는 주목하자.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남산 성곽에서 바라본 야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남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 인왕산 구간

    인왕산 성곽 달빛 산책로는, 성곽의 조명과 도심의 야경이 조화를 이루는 광경이 서울한양도성의 모든 구간을 압도할 만하다. 인왕산을 따라 내려가는 성곽이 숭례문까지 이어지고, 그 전통 성곽의 조명과 아름다운 대조를 이루는 도성 안 도심의 야경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인왕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위 사진에서 보는 성곽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져 있는데, 이 길 산책의 시작점으로 종로문화체육센터 앞을 추천한다. 종로문화체육센터 앞에 있는 숲 나무 데크길을 따라 가면 성곽을 왼편에 두고 올라가는 산책로를 만난다.

    인왕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이 산책로를 따라 100m쯤 걸어가면, 오른쪽에 도심 야경을 조망하는 곳이 나오고 왼쪽으로는 성곽 바깥으로 나가는 암문이 나타난다. 이 암문으로 나가서 오른쪽 성곽길을 따라가면 인왕산 성곽 달빛 산책로를 바로 만나게 된다.

    인왕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인왕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이 길을 300m 가량 쭉 걸어가면 검문소가 나오고, 이 검문소 맞은편에 지난해 성곽 정비와 함께 재개방한 성곽 계단길이 시작된다. 이 계단길은 그 앞까지의 산책로에 비해 경사가 꽤 있는 편이라 힘이 들 수 있다.

    서울한양도성 달빛 산책로 가운데 가장 높이 올라가는 구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곽을 따라 인왕산 중턱까지 계단길을 걸어 올라갈 때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서울 도심의 밤 풍경은, 그 스케일뿐 아니라 서울 북촌과 남촌의 대조적인 야경 모습을 한 눈에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가장 훌륭한 서울 도심 야경 조망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다. 산 중턱에서 땀을 날리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도 이 구간 산책로가 지닌 매력이다.

    인왕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또 하나의 인왕산 성곽 달빛 산책로는 부암동과 청운동 경계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창의문에 이르는 길이다.

    나지막한 ‘윤동주 시인의 언덕’으로 지나가는 성곽은 창의문과 만난 뒤 곧바로 북악산 위로 뻗어 올라간다. 먼저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올라 성곽에 가만히 기대서서 도성 안팎을 바라보자.

    도성 바깥으로 보이는 북한산과 부암동의 조용한 야경, 그리고 도성 안쪽으로 보이는 도심 내부의 화려한 야경은 멋진 대비를 이룬다. 역사성과 역동성이 함께 숨쉬는 서울의 모습을 이곳에서 잘 만나볼 수 있다.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한 뒤 이 지역에서 자취를 하며 이 언덕에 올라 시를 썼던 윤동주 시인의 감성을 주입해보는 것도 낭만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본 도심 야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이 언덕에서 성곽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창의문을 만난다. 조선시대 옛 모습과 그 자리를 그대로 간직한 채 밤에도 성문을 활짝 연 채 아름다운 조명으로 시민들을 맞이하는 창의문.

    밤에 성문을 열고 시민들을 드나들게 하는 문은 서울 4대문과 4소문 중 창의문이 유일하다.

    창의문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창의문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 북악산 구간

    낙산과 남산이 24시간 시민들에게 완전히 열려있고, 인왕산 역시 검문을 전제로 밤에도 개방돼 있는 반면, 북악산은 저녁부터 입장 시간이 통제돼 있다. 따라서 북악산 성곽 달빛 산책로를 만나려면, 북악산의 동편 줄기인 ‘응봉’ 자락으로 가야 한다.

    북악산의 일부인 ‘응봉’은 창덕궁의 뒷산으로, 마을버스를 타고 성균관대 후문 정류장에 내리면 응봉 동편 자락의 와룡공원을 만나게 된다. 이 와룡공원에서 성북동 밑으로 약 1km 길이의 북악산 성곽 달빛 산책로가 따라 내려간다.

    24시간 개방돼 있고, 성곽 왼편으로는 성북동의 오래된 산동네 성곽마을의 고요한 야경이, 성곽 앞쪽과 오른편으로는 서울 도시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트여있는 구간이다.

    성곽 산책로를 걷다가 암문을 통해 이 산동네 성곽마을의 골목을 걸어보는 것도 유익한 산책이 될 것이다.

    북악산 성곽 (사진=이진성 프로듀서)

     



    서울한양도성을 품고 있는 서울 도심 네 개의 산, 낙산과 남산, 인왕산과 북악산을 따라 서울한양도성 달빛 산책 코스를 간략히 소개했다.

    낮에 언제 그리 무더웠나 싶을 만큼, 저녁에는 20도 안팎으로 선선한 요즘이다. 저녁 해질 무렵, 이들 코스 중 하나를 택해서 달빛 낭만 산책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단언컨대, 서울한양도성의 밤은 서울의 낮보다 아름답다.

    그리고 안내가 있는 산책을 원한다면, 서울시 및 종로구와 함께 서울한양도성 해설 안내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KYC ‘도성길라잡이’가 기획 중인 ‘낙산 달빛 기행’에 주목해보자. {RELNEWS:right}

    대학로를 찾는 젊은층에게 대학로를 품고 있는 낙산 서울성곽의 매력을 소개함으로써 역사문화도시 서울을 위한 꿈을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로, 이 단체에서 서울성곽 달빛 기행 안내를 준비하고 있다. (관련 문의는 http://cafe.daum.net/dosungguide 나 02-2273-2276)

    서울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픈 분들은 twitter.com/js8530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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