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6, LA 다저스)의 7승이 또 다시 무산됐다. 그러나 팀 타선과 수비가 도와주지 못한 상황에서도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다.
류현진은 25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8안타 4볼넷을 내주면서도 1점으로 막아냈다. 1-1로 맞선 7회 2사 2루에서 승패 없이 마운드를 로널드 벨리사리오에게 넘겼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에도 1패만 안았을 뿐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시즌 6승3패를 유지했고, 평균자책점만 2.96에서 2.85로 낮춘 데 만족해야 했다.
다만 그동안 고전했던 샌프란시스코에 1실점 경기를 펼친 것은 고무적이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와 앞선 2경기에서 모두 2패를 안았다. 4월3일 6⅓이닝 10피안타 3실점(1자책), 지난달 6일 6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이날 류현진은 안타 8개, 볼넷 4개 등으로 내주며 두 차례나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은 단 1개에 그쳤다. 만루 위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넘겼고, 2회 2루타로 1점만 내줬을 뿐이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이날까지 9번의 만루 위기에서 안타를 1개도 맞지 않았다. 안타와 볼넷 없이 1점만 내줬을 뿐이다. 그야말로 괴물다운 맷집이다.
이날 류현진은 투구수 108개, 스트라이크는 63개로 제구력은 다소 떨어졌다. 타석에서는 두 차례 들어서 삼진 2개를 당했고 타율은 2할4푼1리가 됐다.
▲두 차례 만루 위기, 범타로 넘겨출발은 좋았다. 공 9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1회 선두 그레고 블랑코를 2루 뜬공을 잡아낸 류현진은 앞선 두 경기에서 5할 피안타율(6타수 3안타)을 기록한 마르코 스쿠타로에 우중간 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상대 간판 타자 버스터 포지를 초구에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내며 간단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타선도 힘을 내줬다. 1회말 야시엘 푸이그가 선제 솔로 홈런을 날려주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곧바로 2회초 동점을 허용했다. 역시 이전 경기에서 약점을 보였던 상대 우타자들을 넘지 못했다. 무사에서 류현진은 앞선 6번 대결에서 2루타 2방 포함, 4안타 2타점을 내준 펜스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후속 두 타자를 파울 플라이와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5할의 피안타율(6타수 3안타)을 보였던 안드레스 토레스에게 동점 좌선상 2루타를 맞았다.
3회도 어려웠다. 첫 타자 블랑코를 안타로 내준 류현진은 2사 '천적' 펜스를 거르고 '쿵푸 팬더' 파블로 산도발을 택했다. 그러나 빗맞은 느린 타구가 3루 내야 안타가 되면서 2사 만루가 됐다. 산도발의 발이 느렸지만 3루수 후안 유리베의 수비도 못지 않게 느렸던 게 아쉬웠다. 그러나 2회 동점 득점을 올렸던 호아킨 아리아스의 부상으로 교체투입된 좌타자 브랜든 크로포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4회 볼넷 1개로 막아낸 류현진은 5회 최대 고비를 맞았다. 1사 후 포지에 볼넷, 헌터와 산도발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만루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크로포드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직접 공을 잡은 류현진은 홈으로 송구했고, 타자마저 1루에서 아웃되며 병살타가 됐다.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이후 안정을 찾았다. 5회 이날 첫 삼자범퇴로 막아냈고, 7회도 첫 두 타자를 범타로 잡아냈다. 그러나 포지의 타구를 우익수 푸이그가 담장 앞에서 놓치면서 2사 2루에서 아쉽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다행히 벨리사리오가 후속 펜스를 잡아내며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1득점에 그친 다저스 타선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