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던 '추추 트레인' 추신수(31, 신시내티)의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4월 초 이후 처음으로 타율이 2할6푼대로 추락하며 위기를 맞았다.
추신수는 27일(한국 시간) 미국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원정 경기에 1번 타순에 복귀했으나 3타수 무안타 볼넷 1개에 그쳤다. 그나마 1회 볼넷을 얻어냈지만 후속 데릭 로빈슨의 병살타로 2루를 밟지도 못했고 팀도 0-5 완패를 안았다.
2경기 연속 무안타로 시즌 타율은 2할7푼1리에서 2할6푼9리까지 떨어졌다. 개막 두 번째 경기 이후 추신수의 타율이 2할6푼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시즌 타율이 가장 낮았을 때는 지난 4월4일 2할5푼이었고, 이후 3할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추신수의 페이스는 시즌을 치를수록 떨어지고 있다. 4월 타율 3할3푼7리로 기분좋게 시즌을 시작한 추신수는 그러나 5월 한 달 타율이 2할4푼으로 뚝 떨어졌고, 6월에는 2할2푼1리로 더 나빠졌다. 지난달 25일 시카고 컵스전 4타수 무안타로 처음 3할대가 무너진 이후 서서히 타율이 떨어지더니 한 달여 만에 결국 2할6푼대까지 내려왔다.
이달 초 세인트루이스와 3연전과 지난 21일 끝난 피츠버그와 4연전에서 두 차례 2경기 연속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로 살아나는 듯했지만 최근 5경기에서 안타를 1개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나빠진 타격감과 왼손 투수에 대한 약점으로 최근 2번 타순으로 나오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추신수는 올해 오른손 투수에 타율 3할3푼2리로 강했지만 좌완에는 1할4푼4리에 불과했다. 때문에 최근 상대 선발이 왼손이면 1번 대신 2번으로 출전하고 있다.
그나마 테이블세터의 덕목인 출루에서는 선전하고 있다. 출루율 4할1푼9리로 팀 동료 조이 보토(4할3푼7리)에 이어 여전히 내셔널리그 2위다. 볼넷에서 역시 보토(58개)에 이어 리그 두 번째로 많은 54개를 얻어냈고,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사구(20개)로 떨어진 타율을 벌충해왔다. 득점도 5위(52개)다.
하지만 선구안과 투지만으로는 버텨내기 어렵다. 타격감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 시즌 추신수는 타격 장갑을 벗고 타석에 들어서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정과 홈을 오가는 일정과 상대 견제 등으로 떨어진 체력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추신수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지만 시즌 초반 한껏 올랐던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생애 첫 FA 대박을 위해서는 추추 트레인의 질주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