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급증 원인...부모들 인식 개선
"아동도 한 사람의 인격체 대우해야"
지난 3월, 한 장의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져 떠들썩했다.
목덜미에 시퍼렇게 멍이 든 아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 이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맞아 멍이 들었다'는 글과 함께 어린이집 실명까지 게재됐다.
사진과 글을 올린 것은 피해 원생의 어머니.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허위사실과 실명을 유포했다"며 어머니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어머니 역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맞고소 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원장과 보육교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보육교사는 18개월 된 원생이 잠을 자지 않는다며 손바닥으로 등을 때려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이다.
원장은 보육교사와 원생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이다.
지난 3년 동안 울산지역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밝힌 자료를 보면, 지난 2009년 아동학대는 2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25건으로 급증하더니 2011년에는 60건까지 치솟았다.
그 나마 2012년에는 9건으로 다시 줄었다.
이처럼 2010년~2011년에 급증한 것은 아동학대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 개선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아동 관련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그 만큼 신고와 문의가 늘었기 때문이다.
과거 학대가 아동의 몸에 생긴 상처에만 국한되었다면,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 등 정신적 학대까지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
실제 지난 4월에는 한 보육교사가 원생이 목에 걸고 있는 이름표를 가지고 원생의 몸을 묶었다가 부모에게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어린이집을 다녀온 뒤 자녀의 행동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낀 부모는 아이에게 캐 물어 학대 사실을 알게 됐다.
부모는 어린이집을 찾아가 항의했고, 내부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교사의 행동을 확인한 뒤 경찰에 고소했다.
결국, 해당 교사는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과 아동 전문가들은 몸에 상처가 없다고 하더라도 교사의 행동이 정신적 학대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도를 넘어선 벌이나 폭언 등 정신적 학대에 대한 인식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보육교사의 자질이나 행동이 조심스러워졌고 그 책임도 더욱 커졌다.
울산대학교 김영주 아동가정복지학과 교수는 "아동도 교사와 동등한 하나의 인격체라고 한다면 감정이나 상황에 휘말려서 학대를 했다는 것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어떤 행위가 학대에 해당된다는 단편적인 지식을 갖기 보다는 아동의 권리를 이해함으로써 인격적으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