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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는 사고 월드? 공상(公傷) 처리하고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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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롯데월드는 사고 월드? 공상(公傷) 처리하고 '쉬쉬'

     

    공기단축을 위한 '무리한 공사강행'과 잦은 '밤샘공사'로 제 2롯데월드 신축공사장에서 크고 작은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월드 신축공사장에서 설비공사를 맡고 있는 건설노동자 B씨. B씨는 건설현장 밥을 먹은 지 십년된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제2롯데월드 신축현장에서 일해온 기간도 1년에 이르다 보니 B씨 만큼 제2롯데월드 내부사정에 밝은 사람도 드물다.

    B씨는 지난 주말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부사정을 담담하게 증언했지만 하나같이 믿기 어렵고 놀라운 내용들이었다.

    롯데그룹은 123층짜리 메머드급 빌딩과 2개의 부속건물로 이뤄진 제 2롯데월드 타운 골조공사를 2011년 6월 시작했다. 예정된 공사기간은 을 2015년 12월까지 였지만 인허가문제로 1년 연기돼 2016년으로 늦춰졌다는 것이 롯데건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기가 연장됐지만 공사현장 분위기는 달라진 것이 없다.

    ▶제2롯데월드 공사장은 24시간 돌아간다

    B씨는 "공사장은 밤낮없이 24시간 돌아간다. 현장소장들은 늘 공기를 맞춰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언제까지 (공사를)끝내라는 식으로 밀어붙이면 원청업체는 현장소장을 쪼이고 현장소장은 하청관리자, 하청관리자는 노동자들 쪼는 것이다, 피라미드식 관계다"고 말했다.

    공기를 당기기 위해 노동자들에 대한 압박이 꾸준히 이뤄지기 때문에 공사현장에서는 편법과 적당주의, 눈속임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실정이다.

    작업장에서 특히 제2롯데월드와 같은 초고층건물에서는 상하작업이 엄격히 금지된다는 것이 상식에 속한다.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작업을 진행하다가 위에서 자재나 건축구조물 등이 추락하면 이번 사고 처럼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빨리빨리'요구에 맞추려다 보면 현장노동자들은 일을 정석대로 할 수 없다고 한다. 또다른 노동자는 "정석대로 (공사를)하지 않고 눈가림식으로 많이 한다"며 "롯데건설 관리자들은 현장의 사정을 속속들이 모르고 우리는(노동자)잘못된 것인지는 알지만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고 나중에 사고가 터지는 것도 이런 것 때문이다"고 밝혔다. 즉, 빨리빨리 분위기에 묻혀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말에 익숙하지 못하고 기술수준이 떨어지는 노동자가 다수 채용된 것도 안전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B씨는 "현장노동자로 중국교포를 많이 써서 철근을 잘못 넣어 다시 뜯어서 고치고 용접이 잘못돼 고치는 등 잘못된 시공을 바로잡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 교포 출신은 워낙 기능이 떨어지고 이에 따른 문제가 많고 해서 지난 4월부터 현장에서 중국교포를 쓰지 못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형틀 목수 분야는 노동자의 90%이상이 중국교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도 현장에 중국교포 출신이 다수 근무중이라고 밝혔다.

    ▶안전교육은 '법적근거 만들기' 면피용

    더 큰 문제는 롯데건설 책임하에 이뤄지는 현장 노동자에 대한 안전교육이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현장 노동자들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한 달에 1회 1시간씩 안전교육을 시키지만 공기에 쫓겨 30~40분만 하고 만다고 한다. 한 건설노동자는 "안전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안전교육을 시켰다는 법적근거를 만들기 위해서 그런거죠"라며 "그러나 현장에서 교육내용대로 하면 일이 안돼 못한다, 공기가 늦어지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할 수 밖에 없잖아요, 다 눈감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사장 내부 사정은 크고 작은 사고의 빈발로 이어지고 있다. 손이 부러지고 다리가 끊어지고 허리를 다치는 등의 사고는 수시로 일어나지만 내부적으로 공상처리를 하기 때문에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다는 증언이다.

    인명사고가 아닌 부상사고의 99%는 공상처리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노동자의 주장이다.
    공상처리가 이뤄지면 회사에서 치료비와 병원에 입원한 동안 노임은 지급하지만 나중에 사고 후유증이 나타날 경우 보상받을 길이 없다.

    건설업체들이 웬만하면 공상처리하고 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산업재해 다발사업장으로 찍히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발주공사 수주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제2롯데월드 추락사고 근로자 부주의 때문"

    롯데건설 관계자는 노동자 교육과 관련해, "노동부 주관으로 노동부 산하단체가 신규 근로자들에게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고 정기안전교육은 월 1차례 2시간 동안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공기단축은 내년 준공예정인 저층부 2개동 얘기가 잘못 알려진 것"이고, 사고가 부지기수라는 노동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사고가 많지 않았고 건 수를 공개할 수 없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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