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 문제를 제기한 새누리당 서상기, 정문헌 의원. 황진환 기자
"NLL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 앞에서 제 말이 사실임을 고하면서 이것에
본인의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말했다. (정문헌 의원 2012년 10월 12일)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은 물론이고 수시로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고드린다'거나 '앞서 보고드렸듯이'라는 식의 말을 썼다. 내 말이 조금이라도 과장됐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서상기 의원 2013년 6월 20일 국정원이 제공한 '대화록'과 발췌본을 무단 열람한 뒤 기자회견에서)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과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공개적으로 한 약속들이다.
그 뒤 2007년 정상회담 대화록이 공개됐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는 발언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서상기 정보위원장과 정문헌 의원은 '사실상 NLL을 포기한 것'이라고 강변하면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거나 정치생명을 걸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대변인 공식 논평을 통해 "남북정상회담록 어디에도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은 없다"며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과 정문헌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도 언론인터뷰에서 "정문헌 의원은 감옥에 가야 한다. 고위 공무원 신분에서 취득한 국기 문란에 해당하는 기밀을 누설한 것은 사실 아닌가?"라면서 "서상기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했으니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국회의원 출신인 강용석 변호사도 "내가 볼 때는 서상기, 정문헌 의원이 과했다"면서, "자신의 발언에 책임지겠다고 한 두 사람은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퇴압박이 거세지자 정문헌 의원은 언론브리핑에서 "땅따먹기 발언은 착각이었다. 회의석상에서 발언하면 면책특권이 있다"고 피해간 뒤, 오히려 "(지난 대선에서) 'NLL 포기 발언이 사실이면 책임지겠다고 한 분(문재인 의원)의 사퇴를 촉구한다"며 역공세를 펴기도 했다.
서상기 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특정 단어(보고)가 있고 없고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으나 전체 맥락을 보면 (노 전 대통령이) '오후에 더 시간을 달라'고 여섯 번이나 구걸하는 행태가 어떻게 국민 보기에 자존심이 안 상하는 일이냐"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나 서 의원은 발췌본만을 보고 확신하는 발언을 했겠지만 대화록 전문에는 그런 발언의 취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된다.
그렇지만 국회의원들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약속을 한 만큼 사퇴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서상기 정보위원장이나 정문헌 의원이 공개적으로 국민앞에 약속을 한 만큼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의원직에서 사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강용석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발언은 없었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강 전 의원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딱 잘라서 'NLL 포기냐 아니냐 했을 때 NLL 포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어떻게 NLL포기가 아니라는 발언을 하게 됐느냐? 라고 물으니까 "전문을 읽어 봤으니까"라고 답했다.
강 전 의원은 "(정상회담 대화록)전문을 읽어보니 포기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김정일이 포기라고 발언을 하니까 '네 좋습니다' 라고 한 부분인데 네 좋습니다. 하고 딸려나오는 부분이 과연 포기라고 볼 수 있을만한 내용인 건지 의문"이라면서 "전문이 100페이진가 긴데 4~5시간 얘기 한 것을 2~3분 분량으로 줄인 발췌본을 가지고 본인(노 전 대통령) 입에서 포기라는 말이 나온적이 없는데 그걸 포기라고 본다는 것이 그게 맞나 싶다"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지난 4일 방송된 JTBC '썰전-독한 혀들의 전쟁'에서 '국정원 NLL 대화록 공개 논란!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발언'의 진위는?' 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국정원의 NLL 대화록 공개는 선거개입을 물타기 하는 수준이 아니라 물갈이 하는 것"이라면서 "NLL 대화록 전문을 보면 포기라고 해석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