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지역에 내린 비로 사연댐 수위가 상승하면서 댐 상류에 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되지 않을까 울산시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비가 40∼50㎜ 더 오면 암각화가 물에 잠기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들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울산에는 약 100㎜의 비가 내렸다.
이에 따라 사연댐 수위는 비가 오기 전인 지난 3일 50.17m에서 8일 오후 2시 현재 51.81m로 52m에 육박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의 수위가 53m에 이르는 순간부터 물에 잠기기 시작한다. 1m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사연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울산권관리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 6∼7일 비가 많이 내려 수위가 상승하고 있다"며 "52m에서 1m 상승하는데 130만t 정도의 물이 유입돼야 하는데 40∼50㎜ 정도의 강우량"이라고 분석했다.
시는 반구대 암각화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사연댐 상류에 있는 대곡댐의 수문을 닫아 물을 내려 보내지 않고 있다. 대곡댐은 이번 비에 수위가 109.4m로 1m 정도 상승했지만 저수율은 34%로 아직 여유가 있다.
시는 또 천상정수장에서 정수해 시민에게 공급하는 사연댐의 원수 취수량을 하루 15만t에서 17만t으로 늘렸다.
사연댐에서 식수 원수를 최대한 많이 뽑아 수위 상승을 막아보려는 계산이다.
이번 주에 비가 5일 정도만 내리지 않으면 사연댐 수위는 52m에서 다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그렇듯이 폭우가 쏟아져 수위가 53m를 넘어서는 순간 반구대 암각화는 다시 7∼8개월간 물에 잠기게 된다.
암각화 보존 대책이 다급한 이유다.
이춘실 울산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곡댐에 물을 가두고 사연댐 취수량을 늘리는 것은 궁여지책"이라며 "만수위가 60m인 사연댐의 수위를 52m 이하로 유지하면 저수율이 33%에 불과해 내년 봄 갈수기 때는 식수공급이 어려워진다"고 걱정했다.
한편, 이번 비로 울산의 또 다른 식수원인 회야댐의 수위는 지난 3일보다 1m 상승한 31.8m로 만수위에 도달했다.
상수도보급률이 97.5%인 울산에서는 회야댐에서 65만명, 동일 수계인 대곡댐 및 사연댐에서 49만명에게 수돗물 공급하고 있다.
현재 회야댐, 대곡댐, 사연댐의 담수로는 앞으로 100일간 울산시민에게 식수를 공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