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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軍 무르시 지지파 발포…70명 사망ㆍ500명 부상(종합)

중동/아프리카

    이집트軍 무르시 지지파 발포…70명 사망ㆍ500명 부상(종합)

    무슬림형제단 "민중 봉기" 촉구…터키·카타르 "대학살" 비판

     

    이집트 군부가 8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이집트 카이로의 공화국수비대 본부를 지키던 군인 1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했다.

    군부와 무르시 지지자들이 지난 3일 무르시 정권 축출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유혈 충돌을 빚으면서 이집트 전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카타르와 터키, 이란은 이집트 군부의 무력 진압을 "대학살"이라고 비판하고 나서는 등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집트군 발포로 42명~70명 사망·500명 부상

    이집트군이 이날 새벽 3시30분께 카이로의 공화국 수비대 본부 앞에서 무르시의 복귀를 요구하던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이집트 보건당국과 무슬림형제단에 따르면 이번 발포로 최소 42명이 숨지고 5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친 무르시 성향의 일간 '자유정의'지의 칼럼니스트 겸 기자인 무함마드 가말 알파(53)는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시위대가 새벽 기도를 하는 사이 군부의 발포와 진압으로 지금까지 7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무르시 지지자들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군부는 오전 8시까지 4시간 가량 무력 진압했다"며 "사망자 중에는 2~3세 아기를 포함한 어린이 5명과 여성 8명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무슬림형제단을 포함한 무르시 지지 시위대는 군이 저격수까지 동원해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시위 참가자 일부는 머리와 목, 가슴에 총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집트군 대변인 칼레드 엘 카티브는 "테러리스트가 공화국 수비대 본부를 습격했다"고 반박했다.

    건물 위에서 무장 괴한이 쏜 총탄과 공격에 군인 1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했다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공화국 수비대의 한 병영 시설에는 무르시가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자들 대부분은 현재 무르시 지지 세력의 거점인 카이로 나스르시티의 마케쉬프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집트 국영TV 화면에서는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들이 머리와 다리, 팔 등에 붕대를 감은 채 치료를 받는 장면이 나왔다.

    이 병원 바닥에 이집트 국기와 담요에 덮인 시신 10여구가 놓여 있는 장면도 방영됐다.

    ◇무슬림형제단 "민중 봉기" 촉구…군, 도심 곳곳에 장갑차·병력 배치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군의 발포로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민중 봉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집트인들은 탱크와 장갑차로 혁명을 가로채려는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모두 일어서라"고 촉구했다.

    무르시 지지 세력의 거점인 카이로 나스르시티에는 이미 수천명이 모인 가운데 군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슬람 근본주의 정당 엘 누르당도 이번 사건 이후 "이집트 과도정부의 이행 과정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집트군은 사건 발생 직후 카이로 곳곳에 장갑차와 무장 병력을 배치했다.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인근의 '식스오브옥토보' 다리에는 여러 대의 장갑차가 배치됐다.

    아들리 만수르 이집트 임시 대통령은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고 국영TV는 보도했다.

    이집트에서는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과도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무르시와 군부 지지세력 간의 충돌로 지난 5일에만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1천400여명이 다치는 등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해 온 카타르와 터키, 이란은 군부의 무력 진압을 정면 비판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날 관영 뉴스통신 QNA에 전한 성명에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이집트에 폭력 사용 중단과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부 대변인도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군부의 개입을 부당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이날 재차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터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외무장관 역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새벽 예배 시간에 발생한 대학살을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의 이름으로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이번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집트의 내전화(化) 가능성을 거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를 방문하면서 "시리아는 이미 내전에 휩싸였고 슬픈 얘기지만 이집트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집트 국민이 이런 비극적 운명을 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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