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정지훈)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국방홍보원에서 전역 신고를 갖고 팬들을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가수 비(31)는 3분 만에 현장을 떠났지만 팬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응원과 지지를 보냈다.
비는 10일 오전 8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국방홍보원에서 전역신고를 마쳤다. 비의 제대를 축하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등에서도 800여 명의 팬들이 몰렸다.
취재진과 팬들 앞에선 비는 "전역을 명받았다"며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한 마디만 남기고 사라졌다. 입장부터 퇴장까지 3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팬들은 "정지훈"을 외쳤고, 한 동안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일본에서 왔다는 하이디 리(50) 씨는 비가 떠난 지 30여 분이 흘렀지만 눈물을 훔치며 자리를 지켰다.
리 씨는 "어제 밤 9시부터 이곳에서 비를 기다렸다. 정말 오랜 기다림끝에 만나 감정이 격해진 것 같다"며 "짧은 만남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열심히 그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인 팬 하루에 이나구마(51) 씨는 "비를 보기 위해 휴가까지 내고 한국에 왔다"며 "잠깐의 만남이었어도 좋다. 그가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기쁘다"고 말하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비는 2011년 10월 11일 의정부 306 보충대로 입소하며 군복무를 시작했다. 이후 2월 24일 연예병사(국방홍보지원대원)로 발탁돼 복무해 왔다.
비는 국군방송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위문공연 등에 참여하며 국방 홍보 임무를 수행해 왔지만 2013년 1월 1일 김태희와의 열애 사실이 보도 되는 과정에서 복무 중 영외 이탈, 탈모 보행등이 문제가 돼 근신 징계를 받았다.
이후 지난 달 25일 방송된 SBS '현장21'에서 연예 병사들이 지방 행사를 마친 뒤 지휘관 통제 없이 사복차림으로 술을 마시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 등이 보도되면서 그 자리에 있던 비의 전역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렇지만 국방부는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비의 군 복무에는 문제가 없었고, 예정대로 전역한다고 밝혔다.
가수 비(정지훈)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국방홍보원에서 전역 신고를 마치고 취재진과 팬들을 향해 간단한 인사말을 전한 뒤 차량을 타고 부대 앞을 빠져나오고 있다.(윤창원 기자)
갑작스럽게 불거진 연예병사 논란이 비의 무사제대 여부로 초점이 맞춰지자 비의 팬들은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팬은 "비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선배들의 잘못, 후임들의 잘못까지 다 책임지는 것 같아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팬은 "비는 본래 연예병사가 아닌 일반 사병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국방부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데, 비만 욕을 먹고 있다"며 "다들 그렇게 행동하니 흐르는 대로 행동했을 뿐인데, 때마침 제대하면서 관심이 쏠린 것 같다. 운이 나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