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서 10대 청소년이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제2의 오원춘'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부모조차 시신을 숨긴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한 주택가 옆 컨테이너.
'과학수사' 조끼를 입은 경찰들이 흰 장갑과 마스크를 낀 채 컨테이너에서 '증거물품'을 연신 가지고 나왔다.
증거 물품이 경찰차에 모두 실린 뒤 컨테이너는 노란색 폴리스 라인으로 원천 봉쇄됐다.
경찰은 이날 새벽, 평범해 보이는 주거용 컨테이너에서 무참히 훼손된 17살 소녀의 시신을 수습했다.
범인은 컨테이너에서 기거하던 심모(19) 군인 것으로 밝혀졌다.
심 군은 8일 평소 알고 지내던 A(17) 양을 모텔로 불러낸 뒤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목 졸라 살해한 뒤 모텔 화장실에서 공업용 칼로 A 양의 시신을 무참히 훼손했다.
심 군은 16시간 넘게 시신을 훼손한 뒤 살점을 모텔 변기에 버리고 나머지 뼈는 김장용 검은색 비닐 봉투에 담아 가져와 자신의 집 장롱에 은닉했다.
심 군이 9일 오후 2시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와 10일 0시 30분 경찰에 자수할때까지 심 군의 부모는 집 안 장롱에 시신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심 군의 할머니 B(70) 씨는 "집이 좁아 심 군은 집 옆 컨테이너에서 따로 생활해 왔다"며 "평소 조용하고 말이 없는 성격이라 그런 끔찍한 짓을 한 줄 전혀 몰랐다"고 가슴을 쳤다.
경찰 조사 결과 심 군은 당일날 술을 마시지 않았으며 정신병력이나 전과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행 당일 심 군과 함께 투숙했던 친구 최모(19)군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할머니 B 씨는 "최 군이 집에 자주 놀러오고 손자와 친하게 잘 지냈다"며 "집에 와서 종종 함께 라면을 끓여먹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