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원을 웃도는 수학여행이 늘어나는 가운데 '고가 수학여행'이 계층간 위화감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김형태 교육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엔 19곳의 사립학교가 개인부담금 100만 원이 넘는 수학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한 고등학교는 7박 8일간 유럽을 다녀와 1인당 부담액이 무려 290만 원에 달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학생 및 학교 간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수학여행은 지양하도록 지도하고 있지만, 올해는 공립학교까지 고가 수학여행 대열에 들어서는 실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까지 총 11개 학교가 개인부담금이 100만 원 이상인 수학여행을 다녀왔고, 아직 수학여행을 떠나지 않은 상당수의 학교가 해외 수학여행 계획을 잡고 있어 고가 수학여행을 다녀올 학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에 고가의 수학여행을 다녀왔던 학교들이 2013년에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단 점에서 교육청의 지도가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특히 고가의 수학여행을 가는 초등학교 대다수가 사립초등학교인 점에 주목해 시교육청의 지도 감독 강화를 요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실제로 광진구의 한 고등학교는 1학년 유럽 체험학습을 계획했다가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해 계획을 변경하기도 했다.{RELNEWS:right}
김 의원은 "100만 원을 웃돌지 않더라도 80~90만 원 이상의 수학여행을 가는 학교도 상당수"라며 "깊이 있는 체험과 배움, 학생들의 친목 도모와 견문 확충을 위한 수학여행이 오히려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교육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현장에서만큼은 아이들을 부모의 경제력으로 줄 세워선 안 된다"며 "초등학교에서만이라도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을 계획해 깊이있는 체험과 배움을 선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