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일 경기 북부와 강원 등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급류에 휩쓸려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주택·농경지 침수로 재산피해 규모도 확산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3∼14일 누적 강수량은 이날 오후 7시 현재 가평 285mm, 양평 253mm, 남양주 220mm를 기록했다. 특히 연천 중면 지역은 이날 오전 6∼7시 1시간 동안 94㎜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15일까지 중부지방에 50∼100mm, 많은 곳은 최고 15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비 피해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급류에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 속출
14일 낮 12시 55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대교 인근 북한강변에서 한모(5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오전 11시 25분께는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진목리 배수로에서 이 마을 이모(57)씨가 지게차 물건 받침대용 합판을 꺼내려다가 급류에 휘말려 숨졌다.
지난 13일 오후 5시께 가평군 승안리 모 펜션 앞 계곡에서도 이모(38·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씨를 구하려고 물에 뛰어들었던 남자 동료 2명은 거센 물살에 휩쓸렸다가 간신히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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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에 휩쓸리거나 산사태로 토사에 매몰돼 실종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가평군 상면 덕현리 조종천 앞 도로에서도 문모(34)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문씨는 집중호우로 자신의 승용차가 물에 잠기자 차 안에 있던 가족을 구하려고 내렸다가 실종됐다.
차에 타고 있던 아내와 세 자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모두 구조됐다.
앞서 오전 9시 30분께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원동리에서는 박모(85)씨의 비닐하우스가 산사태로 묻혔다. 비닐하우스에서 요양차 혼자 생활하던 박씨도 토사에 매몰돼 실종됐다.
◇ '필사의 구조'도 잇따라
강원도에서는 이날 오후 1시께 횡성군 갑천면 병지방리 인근에서 급격히 불어난 계곡물에 등산객 7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앞서 오전 9시 47분께 화천군 간동면 방천 1리의 한 낚시터에서 낚시꾼 148명과 차량 50여 대가 급격히 늘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경찰 도움으로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이날 고립됐다가 강원도 소방관서에 구조된 인원은 98명에 이른다.
경기도에서도 이날 오전 9시 3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에서 계곡물에 쓸린 토사가 펜션 1층까지 밀려와 김모(52)씨 등 3명이 갇혔다가 구조됐다.
서울 노원구에서는 오전 10시 39분께 중랑천 주변 자전거 도로를 산책하던 김모(69)씨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갇혔다. 김씨는 물이 가슴까지 차오르자 인근 운동시설에 매달려 있다가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 주택·농경지 침수, 하천 범람…재산피해 '눈덩이'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가평 34가구, 연천 31가구 등 주택 85가구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 때문에 37가구에서 9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31명은 대피 중이다.
연천 농경지 21㏊와 파주 18㏊는 물에 잠겼고 포천 취수보 축대벽과 가평·양평 둑 4곳이 유실됐다.
가평군 청평면 한 유원지에서는 조종천이 범람, 주변 유원지 슈퍼마켓 등 상가 일부가 물에 잠기고 주차된 승용차 3대와 시설물 등이 떠내려갔다.
강원도에서는 춘천시 퇴계동 효자교 인근 저지대 주택 41곳이 침수되고 1곳은 파손되는 등 42가구가 비 피해를 봤다. 또 도로 39곳이 침수되고 33곳에서는 토사가 유출됐다.
또 홍천 두촌면 원동리 비닐하우스 1채가 토사에 파묻혔고 차량 수십 여대가 침수됐다. 피해 조사가 본격화되면 규모는 더 늘어날 불어날 전망이다.
◇ 산사태·도로 침수… 교통통제 확산
강원도에서는 국도와 지방도 등 모두 15개 구간이 토사에 뒤덮이거나 침수돼 차량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도사곡리를 잇는 14호 군도인 강변 임시도로, 춘천시 칠전동 피암터널 인근 도로가 각각 침수와 낙석으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또 홍천군 두촌면 괘석 1리 인근 408번 지방도 구간도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경기도에서는 이날 의정부시 녹양동 도로 양주방면 3개 차로와 신곡지하차도가 통제됐다가 통행을 재개했다. 동두천시 신천변과 포천시 내촌면·신읍동에도 도로에 물이 차 차량 진입이 제한됐다.
앞서 남양주·고양·포천·안산지역에서는 토사가 10∼45t이 유출돼 한때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 내일까지 최고 150mm 더 내린다…댐 수위조절·산사태 비상
북한강 수계 각 댐은 방류량을 늘려 수위조절을 하고 있다.
팔당댐은 초당 8천380t, 청평댐 6천760t, 의암댐 2천160t, 춘천댐 1천92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올해 처음 수문을 연 화천댐은 초당 810t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오후 7시 현재 수위 178.20m를 기록 중인 평화의 댐은 초당 700t의 유입량을 그대로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소양강댐 수위는 179.33m로 홍수기 제한수위 190.3m에는 아직 많은 여유가 있어 방류 계획은 없다.
설악산· 오대산·치악산 등 강원도 국립공원 탐방로의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경기도 군남댐은 수문 13개를 모두 열고 초당 2천t 이상 방류, 임진강 수위를 조절했다.
댐 하류 파주시 적성면 비룡대교 수위는 서해 조수 등의 영향으로 상승해 '주의보' 수위인 9.5m에 육박했다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기상청은 15일까지 중부 지방에 50∼100mm, 많은 곳은 최고 15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하며 시설물 관리와 산사태 대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