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극중 남매로 출연 중인 손창민, 박영규, 전소민, 오대규.이들 중 전소민을 제외한 3인이 갑작스럽게 하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진환기자
드라마 내용도 막장인데 드라마 외부에서 벌어지는 논란들은 ‘막장’을 뛰어넘는다. 제작진도, 출연진도 서로 영문을 모른다. 담당CP, 제작사 모두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기리에 방송 중인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가 연일 논란을 양산하고 있다. 지난 12일, 극중 오로라(전소민 분)의 오빠로 출연 중인 손창민과 오대규의 갑작스런 하차 소식에 이어 이들 형제의 맏형인 박영규도 하차 수순을 밟고 있다.
MBC와 드라마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영규는 드라마 49회에서 극중 미국에 머무는 처 연실(이상숙 분)이 위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드라마 50회에서 박영규 출연 분이 한신정도 더 있으며 향후 출연여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임성한 작가, 과거에는 출연진 죽여...임성한 라인만 살아극중 오로라의 띠동갑 오빠들인 오왕성, 오금성, 오수성으로 출연 중인 이들은 오로라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남자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의 노처녀 세 누나 김보연, 박해미, 김혜은과 미묘한 관계로 엮이며 향후 4겹사돈에 대한 기대를 자아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이들이 하차하게 되면서 향후 드라마는 오로라와 황마마 등을 중심으로 한 젊은이들의 사랑 얘기와 오로라의 험난한 시집살이 등으로 내용전개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총 120회 출연계약을 맺었던 이들은 왜 하루아침에 하차하게 됐을까. 속 시원하게 답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120회 촬영을 마칠 동안 스케줄을 비워놓은 배우 자신도 알지 못한다.
다만 임성한 작가가 과거 자신의 히트작 ‘하늘이시여’에서 주인공의 비밀을 안 출연자들을 하나하나 (극중에서) 죽였듯, 이번에도 꼬인 실타래를 풀지 않고 미국으로 보내버린 것 아닌가라는 유추만이 가능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제작비에 대한 부담도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캐스팅 당시, 제작사 쪽에서 출연진들의 몸값 때문에 제작비가 부담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라며 “이런 문제들이 겹치니까 몸값 싼 신인들 위주로 얘기를 꾸려가는 것 아닐까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른바 ‘임성한 라인’인 김보연, 박해미, 김혜은과 신인들만 살아남았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소통 불능 MBC...“제작사와 얘기해” VS 제작사 “논의 중”
120회 계약을 마친 출연진이 작가의 의지대로 드라마를 하차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이와 관련, MBC와 제작사 MBC C&I 모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로라공주’의 책임프로듀서는 현재 입원 중이라며 “제작사와 얘기하라”고 말했다. MBC C&I 관계자는 “이 문제와 관련해 숙의 중이라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 관계자는 “임성한 작가는 대본만 조연출에게 전달할 뿐, 연출자와도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 MBC 내부에서도 답답할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오로라공주’는 최근 대기업 천왕식품 고명딸 오로라가 몰락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갑자기 배우가 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개연성 없는 전개 때문에 설득력은 떨어지지만 임성한 작가 특유의 과감하고 자극적인 설정으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