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몰자 합동분향소 놓고 유족-서울시 '혼선'

실종자 5명 발견 남아 정확한 장례 절차는 미정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동작구 노량진동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 배수지 사고현장을 찾아 가족들을 면담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서울 동작구 상수도관 공사 현장 수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 결정이 유족들과 서울시의 의견차이로 혼선을 빚고 있다.

소방당국과 유가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2분쯤 실종자 가운데 처음 발견된 인부 박명춘(48) 씨의 시신은 곧바로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유가족들이 합동분향소가 차려지길 원하고 있어, 빈소 다섯 곳이 남아 있는 보라매병원을 예약했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다만 빈소 다섯 곳의 크기가 서로 달라 장례식장 대기 공간에 합동 제단을 차리려 했다는 것.

하지만 유가족 측은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에 임의로 합동분향소를 차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다른 장소를 원하고 있다.

유가족 측은 또 "호화 병원은 바라지도 않는다.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서울시청에 합동분향소를 차려 주거나, 그도 안 되면 그냥 현장에 냉동고를 갖다달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아침에 최대한 빈소가 많은 곳에 잡으려다 보니 보라매병원에 예약했던 것"이라며 "이곳이 적절치 않다면 옮길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15일 사고 직후 구조됐으나 병원 이송 도중 숨져 흑석동 중앙대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조호용(61) 씨의 시신 이송 여부를 놓고도 유가족들 사이에 의견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종자 5명이 여전히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장례 절차는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직 실종자가 모두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한 장례절차를 결정하는 건 이르다고 본다"며 "유족들과 절차를 논의 중이나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사고 현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유가족 분향소 문제에 대해 "모든 것을 유가족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