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CJ그룹 비자금 조성과 탈세의혹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18일 구속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53)이 탈세, 횡령, 배임한 금액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금액이다.
검찰 수사결과 이 회장은 546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963억원 상당을 횡령하고, 569억원을 배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의 범죄금액은 2078억원에 달한다.
대규모의 경제범죄를 저지르면서 이 회장은 각종 수법을 동원했다.
특히 이재현 회장은 회장실 산하에 그룹 총수 개인 재산을 관리하는 '전담팀'을 두고,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수천억원의 국내외 비자금을 조성 관리해 온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그룹 총수 재산관리 전담팀은 해외비자금을 운용하면서 저지른 탈세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창구로 삼았다.
대주주인 자신의 이름으로 주식을 거래할 경우 세금을 납부해야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장은 2005~2009년에 해외 비자금으로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로이스톤(Royston) 등 4개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CJ㈜ 주식 등을 사고 팔면서 1,087억원의 주식 양도소득을 취득하면서 215억 1,890만원 세금을 내지 않았다.
2009~2012년에는 또다른 페이퍼컴퍼니 프라임퍼포먼스(Prime Performance)명의로 CJ프레시웨이㈜ 주식 130만주를 보유하면서 7,983만원의 배당소득세를 포탈했다.
이 회장은 또 2009~2010년 페이퍼컴퍼니 톱리지(Topridge) 이름으로 CJ㈜ 주식 등을 사고 팔면서 18억 1,089만원 세금을 내지 않았다.
2011~2012년에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해외 계열사인 CJ인터내셔널아시아의 지분을 매입한 뒤 인수한 후 1,000만 달러의 배당소득을 차명으로 취득해 40억 6,401만원의 배당소득세를 빼먹었다.
국내 비자금을 조성·운용할 때는 회사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세금을 누락했다.
이 회장은 2003부터 3년간 CJ그룹 임직원 459명 명의의 차명계좌 636개로 CJ㈜ 주식을 사고 팔면서 1,182억원의 주식양도 소득을 냈다. 그러면서 여기에 붙는 238억 4,043만원의 세금은 내지 않았다.
이 회장은 탈세와 배임을 저지르면서 회계 장부를 조작하는 수법도 썼다. CJ㈜ 자금 124억 8,000만원을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하고도, 이에 대한 세금 33억 1,760만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또 같은 방식으로 CJ㈜ 자금 603억 8,131만원과 홍콩,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자금 115억 1,037만원을 빼돌려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이 회장은 2007년 일본에서 개인 소유의 건물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받으면서, CJ 일본법인 소유의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고, 일본 법인에서 연대보증하도록 해 244억 4,163만원 횡령, 569억 2,057만원 배임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의 개인 재산의 관리하는 전담조직이 은밀하게 국내외 차명 주식을 관리·운용했다”며 “차명재산은 대부분 계열사 법인자금을 착복해 마련한 비자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