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나 한의사 명의를 빌려 사무장병원을 개설하는 기존 방식에서 더 나아가 비영리법인의 명의로 사무장병원을 개설한 일당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훈)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비영리법인의 명의를 빌려 사무장병원을 개설·운영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법인 현직 대표이사 최모(46) 씨와 전직 대표이사 이모(51) 씨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의료법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한의사 강모(52) 씨 등 10명을 불구속기소했다.
해당 사무장병원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일대와 전라남도 광주 등 전국에서 프랜차이즈식으로 모두 8개 병원이 운영됐다.
최 씨와 이 씨는 비영리법인이 개설 주체로 돼 있는 병원을 개인이 운영하거나, 비의료인에게 법인 명의를 대여해줘 병원을 운영하게 한 뒤 명의대여 대가로 매달 100만 원에서 많게는 1200만 원까지 받은 혐의(의료법위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 23억 원가량을 지급받은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해당 병원은 비영리법인인 모 사단법인 연맹이 개설 주최로 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법인이 아닌 법인의 대표이사 개인이 운영하거나 비의료인에게 사단법인의 명의를 대여해 비의료인 개인의 책임 아래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의료법상 비영리법인도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법인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것처럼 가장한 것이다.
최 씨는 2010년 사무장 병원 운영으로 처벌을 받게 되자, 법인 형태로 합법을 가장해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 이 씨를 소개받아 이 씨에게 2억 원을 대가로 준 뒤 법인을 인수해 사무장병원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면서 최 씨는 진료비로 17억 원을, 이 씨는 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해당 병원 중 일부 지점에선 건강보험료를 부당 청구해 법인에 납부하는 명의 대여료와 고용 의사 급여, 병원 시설 투자금 등을 회수하기 위해 환자 입원일수를 조작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RELNEWS:right}
이번 사건은 건강보험료를 지급받은 사무장병원에 대해 사기죄를 적용한 최초 사례로, 이들이 부당하게 청구한 23억 원 상당의 건강보험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환수할 예정이다.
검찰은 의료법에서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제한하는 이유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 및 증진하고 지나친 영리 추구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며 앞으로도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 사무장병원을 지속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